금융 보험

“아들, 당장 보험 가입해”···고속도로서 걸려 온 전화 [거짓을 청구하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7 05:00

수정 2026.02.07 05:00

50대 A씨 교통사고 내고 아들에게 보험 가입 지시
그 이후에 사고 난 것처럼 허위 진술..보험금 취득
보험사가 보험료 납부 후 사고 접수 안내했다고 주장
재판부는 경험칙상 납득 어렵다고 선 그어..벌금 200만원
사진=챗GPT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그때 그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몇백만원을 아끼려다 범죄자가 됐다.

“보험이 어제까지였네”

50대 A씨는 경기도 인근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있었다. 늘 가던 길이라 방심해서일까, 다른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내버렸다.

양쪽 운전자 모두 크게 다치진 않았으나, A씨는 사고 접수 과정에서 보험 계약이 하필 전날 종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A씨가 몰았던 차는 아들 소유이기도 했다. 이에 그는 비뚤어진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A씨는 아들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보험사 상담원과 통화할 땐 태연하게 해당 교통사고가 마치 보험 계약을 맺은 이후 발생한 것처럼 허위로 꾸몄다.

결국 아들은 보험사로부터 자차 보험금 명목으로 100만원가량을, 대물 보험금 명목으로도 130만원 이상을 타냈다. A씨는 보험사기 행위로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셈이다.

“보험사가 그렇게 안내?, 납득 어려워”

결국 이 행위는 덜미가 잡혔고, A씨는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재판정에서 그는 보험사 상담 직원이 아들에게 보험료를 납부한 후 사고접수를 하라고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보험사를 기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보험사 상담사가 이미 보험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보험료를 내면 사고접수를 해주겠다고 했다는 것 자체가 경험칙상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재판부는 A씨는 아들의 통화 여부 및 그 내용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반면, 보험사는 아들 통화 기록이 사고 접수를 한 이후 시점 한 차례 이외에는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실 등을 종합해보면 A씨는 보험사기 고의를 가지고 보험사기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 200만원에 처했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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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