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대장주도 호가 수천만원↓…거래는 잠잠
대출 규제 부담, 토허구역 실거주·세입자 문제
정부, 잔금 여유기간 주고 세입자 승계도 검토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이후 다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막는 '3중 장벽' 문제에 대한 개선에 나섰다. 다만 세입자를 낀 매물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가 자칫 '갭투자' 길을 열어주는 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 대장아파트 '엘리트' 일원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매물은 최근 호가를 36억6000만원으로 4000만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잠실엘스' 전용 59㎡ 매물 호가도 종전보다 3000만원 내린 29억9000만원 매물이 확인됐다.
다만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 기류가 강해 강남권은 거래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지역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는 "급매가 화제가 되지만 아직 집값이 높다보니 계약까지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은 편"이라며 "타 지역으로 강남으로 갈아타기를 하려고 해도 기존 주택을 급매로 처분하고 와야해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고 전했다.
이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급매물을 받아줄 수요자가 한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전역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축소됐고, 10·15 부동산 대책으로 2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대출이 2억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로 인해 강남권 매물이 나와도 무주택자가 아닌 현금 여력이 있는 1주택자여야 자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6·7차 전용 196㎡ 매물이 최근 호가를 10억원 내린 110억원에 나와 화제가 됐지만 초고가 아파트 성격상 매수자는 한정적이다. 더욱이 하락한 가격도 6·27 대책 직전 매매가격(103억원)보다 여전히 높아 집값 상승분의 일부만 내린 셈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변수로 작용한다. 매매 약정(가계약)을 맺더라도 구청의 거래 허가에만 2~3주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은 다주택을 처분하려는 성격의 매물이 나오는 마지노선을 4월 중순으로 보고 있다.
토허구역 내에선 세입자를 낀 주택을 파는 것도 쉽지 않다. 매수자가 4개월 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기에 사들인 주택에 임차인이 있으면 구청에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할 때 해당 임차인의 퇴거 확약서를 내야 한다. 매도인이 세입자와 이사 협의가 잘 되지 않는 한 주택을 처분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정부도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해 퇴로를 열어주는 모습이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토허구역, 세입자 낀 주택 등의 문제로 단기간에 처분이 어려운 다주택 매물에 대한 보완방안을 마련해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5월9일까지 매도 계약만 하면 기존 규제지역은 3개월, 신규 규제지역은 6개월까지 잔금을 내거나 등기를 치면 양도세 감면을 적용해 여유기간을 마련하고, 나아가 세입자가 있는 경우 매수자의 의무 입주 기한을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늦춰줘 사실상 세입자 승계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매수자가 다주택 매물의 임대차계약을 넘겨받게 하는 조치가 자칫 '갭투자'의 우회로를 열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만큼 주택 구입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어 매도인도 호가를 낮추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의식한 정부도 투기성 목적의 비거주 1주택 갈아타기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5일)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겁니다"라고 적었다. '집도 안 보고 계약, 다주택 압박했더니 1주택자 갈아타기 꿈틀'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함께 공유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입주를 늦춰주면 매수자 입장에서 시간을 벌 수 있어 매물 출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계약을 한 임차인은 계약기간을 더 늘릴 수 있어서 갭투자가 유입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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