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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부부 원숭이 묘사 영상 올린 트럼프…논란 끝에 삭제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7 03:24

수정 2026.02.07 03:24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유했다가 논란 끝에 삭제했다. 백악관은 해당 게시물이 직원의 실수로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됐던 문제의 영상은 인종차별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삭제됐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백악관 직원이 실수로 게시물을 올렸다"며 "이미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은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해당 영상에 대한 비판을 "가짜 분노(fake outrage)"라고 일축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문제가 된 영상은 약 1분 분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가 부정선거 때문이라는 주장을 재차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영상에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춤추는 영장류 장면이 삽입됐고, 여기에 오바마 부부의 얼굴이 합성돼 있었다.

해당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직후 정치권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공화당 소속이자 흑인인 팀 스콧 상원의원은 엑스(X)에 "이것이 가짜이길 바란다. 이 백악관에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인종차별적인 일"이라며 "대통령은 게시물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주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크 로울러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시물이 삭제되기 전 레빗 대변인은 해당 영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글의 왕'으로, 민주당 인사들을 '라이온 킹' 캐릭터로 묘사한 인터넷 밈 영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해당 뮤지컬의 노래도 포함돼 있었다.

오바마 부부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시민권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데릭 존슨 회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상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이며 혐오스럽다"며 "유권자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투표함에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원숭이나 유인원으로 묘사하는 방식이 오랜 기간 흑인 공동체를 비인간화하는 데 사용돼 온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