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캐나다가 영유권 분쟁을 겪는 그린란드 영사관을 신설했다.
그린란드를 미국이 소유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대놓고 반박하고 나선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 그린란드에 대한 지지를 보이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난드 장관은 캐나다 이누이트 대표단과 함께 그린란드 수도인 누크를 방문해 영사관 개소식을 열었다.
캐나다는 1년여 전 누크에 영사관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트럼프의 영유권 주장 속에 미뤄졌다.
아난드는 영사관이 “우리의 새 외교 정책과 북극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아울러 “안보, 주권, 북부(유럽)와 협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달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파괴적인 정책들이 “세계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주도의 2차 대전 이후 세계 질서를 트럼프가 무너뜨리고 있다는 카니 총리의 주장은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그린란드 영사관 신설은 이제 캐나다가 더 이상 미국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카니는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부르는 WEF 연설에서 세계 질서 붕괴는 결국 외교 정책에 새로운 “원칙과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북극의 주권에 관해 우리는 분명하게 그린란드와 덴마크 편이며 그린란드 미래에 관한 그들의 고유한 결정권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덴마크의 보호를 받는 그린란드를 미국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안보에 반드시 필요하며 막대한 광물 자원도 탐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
그의 이런 주장은 미 방위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백악관은 새 국가안보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이 서반구의 주도권을 재확보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캐나다는 트럼프로부터 모욕과 보복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미국의 국방력에 의존하는, 주권을 갖지 못한 나라라며 51번째 주로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말을 듣지 않는다며 자동차, 철강, 목재에 보복 관세를 물리고 있다.
한편 캐나다는 덴마크와 3900km 해상 국경을 맞대고 있고, 문화, 역사적으로도 유대가 깊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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