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유명 투자전문가에 4천만원 털렸다"...개미 노리는 AI 딥페이크 [조선피싱실록]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8 05:00

수정 2026.02.08 10:43

AI 딥페이크 활용한 투자리딩방 사기
딥페이크 광고에 속아 4000만원 피해

AI가 생성한 이미지
AI가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인천에 사는 50대 남성 A씨는 어느 날 유튜브에서 투자로 유명한 증권사 직원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봤다. 영상 속에서 그 직원은 "지금 바로 링크를 클릭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영상에서 85%에 달하는 투자 수익률을 자랑했다.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면서 A씨는 주식 투자를 시작해볼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주식은 원금을 잃을 수도 있어 망설였지만, 원금이 보장된다니 점점 마음이 기울여졌다.

영상 속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접속됐다. 방에는 'OO증권사'의 투자 전략 매니저라는 B씨와 200여명의 투자자들이 모여있었다. 채팅방에는 투자 성공 후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석 달만에 150%를 먹었다', '6000만원 벌고 나갑니다' 등 놀라운 수익률을 자랑하는 글이 넘쳤다.

매니저 B씨는 주식 흐름을 설명하고 장이 열리면 특정 종목을 추천했다. "곧 대기업과 합병 소식이 있어 급등할 것"이라며 종목명과 매수 시점, 매도 시점을 찍어줬다.
투자 수익을 자랑하는 글들에 A씨는 '나도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붙었다. 이에 B씨에게 투자를 해보겠다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 B씨는 A씨에게 주식 투자 경험 등을 묻더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설치하고, 지정한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MTS는 어느 증권사도 제공하지 않는 허위 프로그램이었다.
처음에 A씨는 1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 B씨가 말한 대로 MTS를 통해 특정 종목을 매수한 뒤 투자금을 입금했다. 실제로 3일 만에 50%에 가까운 수익률을 얻었다. 수익률을 경험하자 욕심이 생긴 A씨는 3000만원을 더 입금했다. 하지만 약 2개월 뒤 주가는 85% 가까이 급락했다. A씨가 항의하자 B씨는 "전액 보상해주겠다"며 투자금 정산 등에 시간이 걸리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결국 노후자금이었던 40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모두 잃었다. A씨가 처음에 본 광고 역시 유명인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금감원은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실제 존재하는 전문가인 척 교묘하게 투자자들의 의심을 차단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금융회사 임직원으로 주장하는 사람이 투자를 권유하면 해당 금융회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현재 재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조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NS에서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거나 원금보장, 고수익 등을 언급하는 경우에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링크를 통해 단체 채팅방 등 참여 및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업체와는 어떤 금융거래도 하지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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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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