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설 이후 세계 첫 HBM4 양산"...삼성, AI 메모리 주도권 노린다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8 12:32

수정 2026.02.08 09:36

엔비디아 '베라 루빈' 탑재 겨냥 11.7Gbps 속도·36GB 용량 구현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깃발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깃발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를 설 연휴 이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글로벌 AI 시장이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삼성은 세계 최고 사양의 HBM4를 앞세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셋째 주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할 HBM4의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구매 주문(PO)을 확보했으며 고객사 완제품 테스트 대응을 위한 샘플 물량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HBM4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며 이르면 오는 3월 개최되는 '그래픽처리장치 기술 컨퍼런스(GTC) 2026'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베라 루빈 출시 일정에 맞춰 HBM4 양산 시점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초기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을 뛰어넘는 성능 구현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이 같은 업계 유일의 공정 조합을 통해 삼성전자의 HBM4는 최대 11.7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JEDEC 기준(8Gbps)보다 37%, 기존 HBM3E(9.6Gbps) 대비 22% 향상된 수치다.

메모리 대역폭도 단일 스택 기준 최대 3TB/s로 전작보다 2.4배 높아졌으며 12단 적층을 통해 36GB의 용량을 제공한다. 향후 16단 적층 적용 시 48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4공장에 신규 생산 라인을 구축해 HBM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고 전반적인 메모리 생산 전략도 수익성 중심으로 최적화한다는 방침이다.
초도 양산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한 만큼 향후 증설 과정에서도 품질과 수율을 지속 개선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시장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모든 메모리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고 성능 제품을 가장 먼저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단가와 점유율 측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춘 삼성만의 공정 시너지로 세계 최고 수준의 HBM4 성능 구현을 실현했다"며 "이번 HBM4 양산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