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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60조 비트코인’ 오지급 99.7% 회수…당국·업계 ‘재발 방지 총력’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8 14:53

수정 2026.02.08 15:28

금융위 ‘무과실책임’ 등 규제 검토, 빗썸 1000억 펀드 조성 등
[파이낸셜뉴스]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이 전산 입력 실수로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BTC)을 오지급하며 가상자산 업계의 취약한 내부통제와 장부거래 시스템 한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사고발생시 사업자의 ‘무과실책임’을 명문화하는 등 제도개선에 착수했다. 빗썸은 1000억원 규모 고객 보호 펀드를 조성하고 일부 피해자에게 매도 차액의 110%를 보상하는 등 신뢰 회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8일 금융당국 및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경 이벤트 참여자인 695명에게 1인당 2000원(최대 5만원)이 아닌 2000BTC(당시 시세 기준 약 1970억원)를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전체 오지급 물량은 약 62만 BTC로, 사고 당시 시세로 환산하면 60조원이 넘는 규모다.

특히 빗썸의 비트코인 실제 보유량이 약 4~5만개임에도 불구하고 10배가 넘는 62만개가 전산으로 지급됐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실물 보유와 무관하게 내부 DB 숫자만으로 대규모 자산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내부통제 장치가 핵심 키워드로 지목됐다.

금융위도 전날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참여하는 긴급대응반은 빗썸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시작으로 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의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을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당국은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제정 과정에서 사업자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전산 사고 등 이용자 피해 발생 시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사업자가 배상 책임을 지는 무과실책임 규정을 도입하고, 외부기관을 통한 주기적인 자산 보유현황 점검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사고 수습에 나선 빗썸은 전날 오후 10시 42분 기준 오지급된 비트코인 중 99.7%는 사고 당일 즉시 회수하고, 이미 매도됐던 0.3%(1788BTC)는 회사 보유 자산을 투입해 100% 자산 정합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시간대 시세 급락으로 저가에 매도(패닉셀)한 고객에게 매도 차액의 110%를 보상하기로 했다.
빗썸은 재발 방지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를 상설 운영하고, 다중 결재 프로세스 의무화 및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세이프 가드)을 24시간 가동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 내부통제 기준을 금융기관 수준으로 구축하고, 운영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중앙화된 거래소의 내부 시스템이 대규모 이상 거래를 즉각 차단하는 ‘킬 스위치’나 다중 검증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