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대기업이 HBM 집중할 때, 틈새 메모리 주도" [C리즈]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8 18:33

수정 2026.02.09 10:47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
IoT·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생산
자사 공급량보다 수요 넘쳐나
지난해 3분기 실적 신기록 달성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 제주반도체 제공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 제주반도체 제공
"향후 1년 이상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주반도체 박성식 대표(사진)는 8일 "국내외 거래처들이 자사 메모리반도체 공급 능력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저전력(LP) DDR4 등 지난 3∼4년 동안 준비해온 메모리반도체 제품들이 슈퍼사이클을 맞아 빛을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고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 서버가 1TB(테라바이트) 메모리 용량을 필요로 했다면 AI 서버는 이보다 10배 많은 10TB가 기본"이라며 "이에 따라 AI 서버에 필수로 들어가는 AI 가속기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국내외 유수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현재 공장에서 AI 서버용 HBM 제품을 생산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 유럽 등 해외 각지에서 요구하는 사물인터넷(IoT), 오토모티브,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등은 제주반도체가 주도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 대표의 긍정적인 반도체 업황 전망은 실제 제주반도체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제주반도체는 지난해 3·4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97% 늘어난 1088억원으로 분기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2% 급증한 1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4분기에도 기록적인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반도체는 반도체 연구·개발(R&D)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대부분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메모리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운영한다. 현재 △멀티칩패키지(MCP) △D램 △낸드플래시 응용제품 △레거시 메모리 등 다양한 메모리반도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반도체 거래처는 국내외 200곳 이상이다. 제주반도체 메모리반도체 적용 분야는 △IoT △오토모티브 △모바일 △컨슈머 등이다. 특히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박 대표는 "5세대 이동통신(5G) IoT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MCP, D램 등 메모리반도체 판매가 활발히 이뤄진다"며 "여기에 모바일, 오토모티브 메모리반도체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유수 메모리반도체 업체와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있어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제주반도체는 그동안 대만 업체들에 메모리반도체 제품들을 전량 위탁생산(파운드리)해왔다.


그는 "현재 주력 메모리반도체 제품들은 대만 업체들과 32㎚(나노미터) 공정 등을 적용해 생산 중"이라며 "하지만 향후 20㎚ 이하 미세회로 공정이 필요할 것에 대비해 추가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체와 협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