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투자전문가 믿고 4천만원 보냈는데… 가상인물이었다 [조선피싱실록]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8 18:45

수정 2026.02.08 18:45

금감원 공동기획
생성형 AI 활용 주식 리딩방 사기
인천에 사는 50대 A씨는 어느 날 인터넷에서 투자로 유명한 증권사 직원의 광고 영상을 봤다. "지금 바로 링크를 클릭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영상에서 85%에 달하는 투자 수익률을 자랑했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영상 속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접속됐다.

채팅방에는 'OO증권사'의 투자전략 매니저라는 B씨와 200여명의 투자자들이 모여있었다. ‘석 달 만에 150%를 먹었다’‘6000만원 벌고 나갑니다’ 등 수익률을 자랑하는 글이 넘쳤다. 매니저 B씨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설명하고 장이 열리면 특정 종목을 추천했다. "대기업과 합병 소식이 있어 급등할 것"이라며 종목명과 매수·매도 시점을 찍어줬다.

A씨는 '나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B씨에게 "투자를 해보겠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물었다. B씨는 A씨에게 주식투자 경험 등을 묻더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설치하고, 지정한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하라고 했다.

A씨는 1000만원을 투자했다. B씨의 말대로 MTS를 통해 특정 종목을 매수한 뒤 투자금을 입금했다. 3일 만에 50% 가까운 수익률을 얻었다. 욕심이 생긴 A씨는 3000만원을 더 입금했다.

약 2개월 뒤 주가는 85% 가까이 급락했다. A씨가 항의하자 B씨는 "전액 보상해주겠다"며 "투자금 정산 등에 시간이 걸리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연락이 두절됐다. 40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모두 잃었다. 당초 A씨가 본 광고는 유명인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MTS도 허위 프로그램이었다.


금감원은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실제 존재하는 전문가인 척 투자자들의 의심을 차단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SNS 등에서 금융회사 임직원이라는 사람이 투자를 권유하면 반드시 재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SNS에서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원금보장, 고수익 등을 언급할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링크를 통해 단체 채팅방 참여,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업체와는 어떤 금융거래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