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추진 찬반 묻는 국민투표도 실시
8일 방콕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태국 전국 투표소 9만여 곳에서 지역구 의원 400명과 비례대표 100명 등 하원의원 500명을 뽑기 위한 투표가 진행됐다.
사와엥 분미 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개표를 시작해 비공식 개표 결과가 밤 10∼11시께 나올 수 있다고 현지 매체 네이션에 말했다. 공식 선거 결과는 늦어도 4월 9일까지 발표되며, 이후 보름 안에 새 의회가 소집돼 하원 의석의 과반을 얻은 후보를 총리로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국민당·프아타이당·품짜이타이당의 3파전이 예상된다. 3당 모두 단독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은 희박해 총선 이후 연립정부 파트너로 끌어들여 총리 선출에 필요한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을 거듭할 전망이다.
낫타퐁 르엉빤야웃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은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로서 이번에도 1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개정 등 진보적 공약을 앞세워 승리한 국민당의 전신 전진당이 보수파의 비토로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고 집권에 실패한 사례가 이번 총선 이후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낫타퐁 국민당 대표는 이날 방콕에서 투표를 마치고 국민당이 국민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국민의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당과 1당을 다투는 품짜이타이당은 설령 국민당보다 적은 의석을 얻더라도 집권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왕실과 군부 등 보수 세력의 탄탄한 지지를 업은 데다 지난 총선 이후 프아타이당 연정에 참여하는 등 노련하고 유연한 협상력을 가진 아누틴 총리의 존재 때문이다.
아누틴 총리는 이날 품짜이타이당의 표밭인 동부 부리람주에서 투표한 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억지로 바꿀 수는 없다"면서 "사람들이 부디 우리를 신뢰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아타이당은 2001년 탁신 전 총리의 집권을 시작으로 지난 여섯 차례 총선에서 2023년 총선을 제외하고 다섯 차례 1당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작년 태국-캄보디아 국경 교전 사태 등의 영향으로 동부 농촌 지역 등 프아타이당의 핵심 지지 지반이 흔들려 이번에 1당 탈환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선거 결과에 따라 '킹메이커' 역할은 가능할 것으로 현지 매체는 보고 있다. 탁신 전 총리의 조카인 욧차난 웡사왓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는 방콕에서 투표한 뒤 "오늘날 태국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진보파가 주장해온 개헌 추진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도 함께 실시된다. 개헌 필요성을 묻는 문항에 찬성하는 유권자가 과반이 되면 의회는 헌법안 작성 과정의 틀과 원칙을 정하고 이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다시 거친다.
이 2차 국민투표도 통과하면 새 헌법안이 마련되고 이를 승인하는 최종 3차 국민투표를 거치는데 최종 개헌까지는 최소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