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부디 잠들지 마라"... 김민선·이나현, 오늘 새벽 韓 빙속 첫 메달 '기습 공격' [2026 밀라노]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9 21:30

수정 2026.02.09 21:30

"몸풀기는 끝났다"... 주종목 500m 앞두고 1000m서 '깜짝 메달' 정조준
'돌아온 여제' 김민선 X '10대 괴물' 이나현... 시너지 폭발 예고
새벽 1시 30분, 한국 빙속의 시간... 밀라노의 밤 뜨겁게 달군다
훈련 준비하는 김민선-이나현.연합뉴스
훈련 준비하는 김민선-이나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쇼트트랙만 있는 게 아니다. 진짜 속도는 지금부터다."
대한민국 동계 올림픽 역대 메달 2위(총 20개)에 빛나는 '전통의 효자' 스피드스케이팅이 마침내 밀라노의 빙판 위에 선다. 그 선봉장은 한국 여자 빙속의 현재이자 미래, 김민선(의정부시청)과 이나현(한국체대)이다.

두 선수는 10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여자 1000m 경기에 나란히 출격해 한국 빙속 선수단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민선.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민선.뉴스1

사실 두 선수의 주 전장은 오는 15일과 16일 열리는 500m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늘 밤 1000m를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부담감이 덜한 상태에서 치르는 첫 경기에서 '일'을 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빙속은 의외의 종목에서 터진 메달이 전체 선수단의 기세를 살린 경우가 많았다. 김민선과 이나현이 1000m에서 메달권에 근접하거나 깜짝 메달을 수확한다면, 그 폭발적인 상승세는 500m '금빛 질주'로 직결된다. 즉, 오늘 경기는 단순한 몸풀기가 아닌 '500m 제패를 위한 가장 중요한 도화선'인 셈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이나현이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나현은 9일 여자1000m 출전을 앞두고 있다. 뉴스1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이나현이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나현은 9일 여자1000m 출전을 앞두고 있다. 뉴스1

관전 포인트는 두 선수의 뜨거운 '선의의 경쟁'이다. 세 번째 올림픽을 맞는 김민선은 노련미가 무르익었다. 올 시즌 초반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달 월드컵에서 메달을 따내며 기량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라는 그녀의 눈빛은 비장하다.

여기에 '괴물 신인' 이나현이 불을 지폈다. 이나현은 지난달 전국대회에서 대선배 김민선을 꺾고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무서운 성장세로 개인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이 10대 소녀에게 올림픽의 중압감 따위는 없어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는 이 시너지가 밀라노에서 폭발할 준비를 마쳤다.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오른쪽)과 이나현이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오른쪽)과 이나현이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뉴스1

1992년 알베르빌 김윤만의 은메달부터 시작된 한국 빙속의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상화의 은퇴 이후 잠시 숨을 골랐던 한국 여자 단거리가 이제 김민선-이나현이라는 강력한 '투톱'을 앞세워 다시 세계 정상을 노크한다.

오늘 1000m를 시작으로 15일 남자 500m(김준호), 21일 여자 1500m(박지우), 22일 매스스타트(정재원)까지 빙속의 질주는 계속된다.

그 화려한 서막을 알릴 오늘 밤. 김민선과 이나현이 밀라노의 밤하늘을 가를 준비를 마쳤다.
국민들은 새벽잠을 설칠 준비만 하면 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