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미국 국적 선박들에 이란 영해를 멀리하고 안전에 유의하라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9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은 미국 해상행정청(MARAD)이 발표한 권고안에서 미국 선박의 선장들은 이란군에 승선 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지시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침에는 "만약 이란군이 미국 국적 상업용 선박에 강제로 승선할 경우, 선원들은 물리적으로 저항하지 말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행동 요령이 담겼다.
또 "물리적 저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해당 승선에 동의하거나 합의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MARAD는 이어 "해당 수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항해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란 영해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질 것을 권고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동쪽으로 항행할 때는 오만 영해에 최대한 밀착하여 이동하라"고 덧붙였다.
이번 권고는 지난 6일 오만에서 미국과 이란이 간접 협상을 가진 직후에 나왔다. 최근 두나라는 몇 주간 전쟁 직전까지 치닫는 험악한 설전과 위협을 주고받아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만과 인도양을 잇는 유일한 통로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요충지'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했을 당시, 이란의 한 국회의원은 전쟁이 확대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월 하순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이 해협에서 해군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에 미군은 이란 측에 '불안전하고 비전문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중동 지역에 군사 자산을 결집시키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할 경우 추가 공격을 가하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미군은 지난 2025년 6월 전쟁 당시 이란의 3대 주요 핵 시설을 폭격한 바 있다.
현재 오만에서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이란 측은 "오로지 핵 문제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미사일 무기고와 헤즈볼라, 하마스 등 비국가 행정 기구에 대한 지원 문제까지 다루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농축이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축 제로(0)'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은 모든 제재가 해제되면 우라늄 농축 순도를 60%에서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400kg이 넘는 이란의 고농축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유로뉴스는 모하메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 에너지 기구 수장이 언급한 제재 해제가 미국만을 의미하는지 국제 사회 전체를 말하는지는 불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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