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판 피고인 41.5% 조력 담당...보수 연체
[파이낸셜뉴스]#1. A국선전담변호사는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80대 고령 피고인 변호를 맡았는데, 피고인은 사건 방어와 무관한 의사 고소를 요구했으나 변호인이 거절하자 국선변호사를 "그깟 200만원짜리"로 폄하하고 폭언을 퍼부었다.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사임허가 신청을 했으나 법원은 불허해 변호인은 장기간 해당 사건을 계속 수행해야 했다.
#2. B국선변호사는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한 젊은 여성 피고인이 초등학생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상황에서 변호를 맡았다. B변호사는 구속 시 아이가 혼자 방치될 위험을 우려해 구청 복지 담당자와 협력해 아이를 아동학대 피해자 쉼터에 입소시키고 전학까지 신속히 조치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아이 보호 조치에 대해 감사는커녕 변호인과 공무원을 비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이 이 같이 열악한 상황에 시달리는 국선전담변호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
10일 변협은 오는 11일 오후 5시 변협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국공선변호사회 주관으로 '전국 국선변호인 처우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국선변호인의 보수 장기 연체 문제와 열악한 처우가 국민의 변호인 조력 권리를 침해하고 국선변호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현실을 반영해 마련됐다.
202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치료감호 사건과 체포·구속적부심 심사 청구 사건을 제외한 전체 형사공판사건 피고인 중 41.5%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는 사선변호인 30%보다 높은 수치로, 국선변호인이 형사사법절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선변호인은 2006년 제도 시행 이후 전담경력에 따른 차등지급으로 1인당 평균 수당이 감소했고, 소송 수행에 필요한 부수 비용을 개별 부담하는 등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예산 총액은 변함없으나 임의적 국선(피고인이 법원에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하는 사례) 수는 증가해 국선변호인은 상시적인 보수 지급 연체에 시달리고 있다.
변협은 국선변호인의 실무상 고충 사례를 분석해 처우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토론회는 이태한 부협회장이 좌장을, 김기영 제1기획이사가 사회를 맡는다.
제1주제 발표는 김도윤 인천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가 '국선변호인 유형별 처우 현황과 문제점 및 처우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김 변호사는 국선변호인 보수 연체 현황과 국선 선정 심리 강화를 위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한다. 제2주제 발표는 최익구 서울동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가 '국선변호인의 실무상 고충 사례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한다.
토론에는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이사장과 조수진 전 서울서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변협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충분한 국선변호 재원 마련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바라며, 인권과 헌법적 가치 실현의 마지막 보루로서 국선변호인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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