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구 미제로 남을 뻔한 안산 가정집 살인사건의 범인이 25년 만에 잡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015년 강도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사라지면서 다시 수사에 재개, 유력한 증거물에서 유전자 정보를 검출해낸 결과였다.
가정집 강도, 남편 살해하고 아내에도 상해
전주지법 형사12부(김도형 부장판사)는 10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화와 계도 가능성이 없는 피고인에 대해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공범과 함께 지난 2001년 9월 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연립주택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해 집 안에 있던 B씨(당시 37세)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B씨의 부인(당시 33세)에게도 상해를 입힌 뒤 현금 1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이웃집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B씨 아내를 결박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절연 테이프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기술력으로는 유전자 정보를 검출하지 못했다.
범행에 쓰인 절연 테이프에서 DNA 검출 성공
이후 2015년 7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강도살인죄의 공소시효가 사라지며, 장기 미제로 묻일 뻔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2020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증거물 재감정을 의뢰했고, 검은색 절연 테이프에 묻은 유전자와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A씨를 찾아냈다.
A씨는 2017년 특수강간을 저질러 징역 13년을 받고 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다수의 강력 범죄를 저지른 A씨의 DNA는 대검찰청·국과수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관리되고 있어 특정이 가능했다.
범행 끝까지 부인.. 재판부 "교화 가능성 없어 격리 필요"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안산에 가본 적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곧 거짓으로 밝혀졌다. A씨가 범행 무렵 안산시에 전입신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증거물인 절연 테이프에 대해서도 A씨는 "조작됐다"라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시간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복역한만큼 외부 접촉이 긴 시간 단절됐는데, 누군가 고의로 피고인의 DNA를 묻힌 테이프를 바꿔치기 하는 등의 조작·훼손 가능성은 상정하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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