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연평균 668명·지역의사·단계적 증원…의료계, 반대 명분은?

뉴시스

입력 2026.02.11 05:32

수정 2026.02.11 05:32

수급추계 결과보다 작아진 의대 증원 규모 의료계·학계 의견 반영해 점진적 증원 결정 의협은 계속 반대…"의견 수렴 후 대응할 것" 시민사회에선 "강경 주장, 파괴력 없을 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6.02.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6.02.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구무서 정유선 김민수 수습 기자 =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이 전날(10일) 확정되기까지 증원 규모는 각종 변수에 따라 조정에 조정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숫자를 계속 줄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기에 정부는 기존 의대에서 증원되는 인원을 전원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고 의대교육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 증원을 하기로 했는데, 그럼에도 대한의사협회에선 반대 입장을 밝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의사인력수급추계위(추계위)는 지난해 12월 말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2040년 기준 5704~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보고할 때는 5015~1만1136명으로 해당 수치를 변경했다.

하한선이 700명 가량 내려간 것이다.

추계위에선 이에 대해 "(마지막 회의) 당시 일부 변수를 미세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반영해 추계값을 수정해 보정심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의료계 쪽 위원들의 주장이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 당시 다른 내부 위원들로부터 나왔다.

이후 보정심에선 2037년을 기준연도로 삼아 의사 부족 규모를 좁혀나갔는데, 제4차 회의에서 상한선만 크게 깎이면서 논란이 일었다. 추계위에서 제시한 12가지 모형을 6개로 줄이면서 의사 부족 규모가 2530~7261명에서 2530~4800명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회의를 할수록 부족 규모가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후 열린 5차 회의에서야 4262~4800명으로 하한선을 올리는 방안이 검토됐다. 전날 마지막 보정심 회의에선 이 범위에서 4724명을 부족한 의사 수로 설정했다.

그런데 보정심이 최종적으로 정한 2027~2031학년도 총 증원 규모는 3342명(연평균 668명)으로 이보다 약 1400명 가량 낮게 나왔다. 의학교육 여건 등 다른 변수까지 고려해 산출한 숫자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인데, 환자단체 등 시민사회에선 수급추계 결과보다 증원 규모가 작아진 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의과대학 증원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1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의과대학 증원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10. mangusta@newsis.com

그러나 의료계에선 이 규모조차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논의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의대 교육여건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해왔다. 의협은 의대 증원 발표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 정부의 결정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혼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했다.

다만 의료계의 주장은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대학들의 교육 부담 완화를 위해 2027년 490명→2028~2029년 613명→2030~2031년 813명과 같이 증원을 단계적으로 하기로 했다. 또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증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기존 의대에서 증원되는 인원은 학업을 마친 뒤 10년 이상 지역에 복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기로 했다. 정부가 그간 의료계에서 제기된 지적을 어느 정도 수용해 여러 방면으로 반영한 셈이다.

이에 의협에서 투쟁으로 방향을 정하더라도 내부에서 전적인 공감을 받긴 어렵고,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협은 일단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료계 일부 강경파들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이번 증원이 윤석열 정부 '2000명 증원' 때처럼 논리구조 자체가 형성이 안 된 건 아니어서 내부에서 파괴력을 가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지난 의정갈등 당시에도) 전공의나 대부분 사람들이 의사단체 조직에 반기를 드는 것이 두려워서 어쩔수 없이 (집단행동에) 참여했던 측면이 있고, 의사들도 (당시 갈등으로 인해) 지금 피로가 많이 쌓여있다"며 "의협의 주장이 그리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협에서 협상을 위한 엄포를 놓을 순 있겠지만, 이번엔 정부가 의사들에게 끌려가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책임감으로 장기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rami@newsis.com, jmm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