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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속도전'에 靑 "간첩법 분리 처리"…與는 법왜곡죄 강행 '온도차'

뉴스1

입력 2026.02.11 06:04

수정 2026.02.11 08:35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2.8 ⓒ 뉴스1 최지환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2.8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입법 속도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법왜곡죄 신설 및 간첩죄 조항(간첩법) 개정을 포함한 형법 개정안을 놓고 당·청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법왜곡죄에 방점을 찍으며 형법 개정안 일괄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청와대와 정부는 쟁점이 많은 법왜곡죄를 강행하기보단 간첩죄 조항만 분리해 우선 통과시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여야 이견이 있는 법왜곡죄 신설은 시간을 두고 추진하되, 형법 개정안 중 간첩죄 조항을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 본회의 의결만 남은 형법 개정안은 두 가지 개정 사항을 담고 있다. 검사 등이 증거 은닉 등을 통해 법을 왜곡해 기소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법왜곡죄 신설과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간첩법 개정안은 당·정·청은 물론 여야 간에도 이견이 크지 않지만 법왜곡죄 논란 때문에 형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왜곡죄는 여당의 사법개혁 법안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야권이 반대하는 데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조차 "문명국가의 수치"라고 비판하는 등 각계의 논란이 만만치 않다.

청와대는 이같은 법왜곡죄를 간첩법 개정과 일괄 추진하기보다 두 가지 개정 사항을 따로 분리, 경제안보 분야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는 간첩법 개정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행법은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으로 한정하고 간첩 행위를 하거나 이에 동조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적국'이라는 협소한 조문 탓에 북한 이외에 외국의 간첩 활동은 처벌할 근거가 없어서다.

청와대 또한 법왜곡죄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민생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간첩법 개정은 충분히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법왜곡죄와 묶을 법안이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논의해 처리하긴 하겠지만 각각의 법을 하나로 묶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이 시급한 상황에서 굳이 야당과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연일 입법 속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왜곡죄는 시간을 두고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10일) 국무회의에서 "국제 사회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고, 국가 간 경쟁이 질서까지 무너져 갈 정도로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단합과 개혁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도 청와대와 정부가 국회에 입법 속도를 주문한 바 있는데 다시 한번 이 대통령이 국회의 법안 처리 의지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간첩법을 법왜곡죄와 붙이니 진행이 안 된다"라며 "당에서는 (당장) 법왜곡죄를 처리한다고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같은 청와대 기류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2월 내 법왜곡죄 처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난 6일 "사법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할 것"이라며 법왜곡죄 강행을 시사했다.

당 원내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왜곡죄와 간첩법을 분리해 처리하면 법왜곡죄는 다시 발의해야 한다.
(분리는) 불가능하다"라며 "2월 국회에서 법왜곡죄는 어떻게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