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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실력 부족해" 전 남친 '이력서' 뭐길래…中 MZ '전 애인 추천' 열풍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1 07:52

수정 2026.02.11 16:2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중국 청년층을 중심으로 과거 연인을 구직자처럼 묘사해 소개하는 이른바 '전 애인 추천' 방식의 데이팅 문화가 퍼지고 있다. 결별한 상대의 장점과 단점, 연애 이력 등을 정리해 타인에게 공유하는 형태로, 온라인상에서는 "중고 장터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 남자친구를 내부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주목받으며 관련 글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연애가 너무 어렵다. 정상적인 남자를 곧 만나지 못하면 한약이라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글을 시작으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게시물 하단에는 전 연인을 인사 담당자 혹은 영업사원처럼 홍보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사용자는 "1995년생, 키 183㎝, 국유기업 재직, 감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요리 가능하다. 단점은 마마보이 기질"이라며 상세한 평가를 남겼다. 또 다른 사용자는 "3년간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한다"고 명시하며 정보의 신빙성을 내세웠다.

일부 게시물은 이력서 양식을 빌려 거주지, 연령, 성별, MBTI, 별자리 등을 기재한 뒤 장단점을 분류해 정리했다. "공공 부문 근무, 바위처럼 안정적"이라는 호평과 더불어 "키스 실력이 부족하다", "게임 중 욕설을 한다"는 식의 단점이 가감 없이 노출됐다. 폭력성이나 외도 이력, 결별 이유를 명시하며 "90% 새것"이라고 묘사한 경우도 포착됐다.

이러한 추세는 점차 과열되는 분위기다. 일부 누리꾼들은 '전 남친 사용설명서'를 제작해 배포하며 일상 습관과 성격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아침엔 두유를 좋아한다", "화나면 30분은 달래야 한다"는 세세한 정보부터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 담긴 글까지 유포됐다.

심지어 "남편을 추천하겠다"며 이혼 의사를 내비친 게시물도 등장했다. "아이는 다 컸고, 집도 있으며 재택근무를 한다"는 등 배우자의 조건을 나열하며 소개하는 사례가 공유되기도 했다.

SCMP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데이팅 앱을 향한 불신을 지목했다. 중국 젊은 세대 내에서 사기나 사진 조작, 허위 직업 정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누군가 한 번 검증한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정보는 확보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한 사용자는 "무작정 찾는 위험이 너무 크다.
적어도 누가 만나본 사람이라면 낫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격을 중고 물품처럼 취급하며 거래하듯 소개하는 행태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채소를 고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