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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불평쟁이 Z세대는 사절" 구인광고 냈다가, "차별" 욕먹고 삭제한 회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1 15:59

수정 2026.02.11 14:5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부킹닷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부킹닷컴

[파이낸셜뉴스] 스위스의 한 회사가 구인광고를 하면서 'Z세대 지원은 사절'이라는 내용을 넣은 사실이 알려진 뒤 논란이 되고 있다.

스위스 회사, 1995∼2010년생 지원자 배제

9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취리히 인근 륌랑에 있는 돌봄서비스 업체가 지난달 구인구직 사이트에 팀장급 직원 채용광고를 올리면서 제목에 ‘Z세대 사절’이라는 문구를 넣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에선 Z세대에 대한 연령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SRF는 이 구인공고가 1995∼2010년생 지원자를 배제했다고 봤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Z세대를 받지 않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채용 조건을 제시한 공고 내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본문에는 '간호학 학사 학위 또는 상응하는 자격증 소지', '자차 운전' 등 업무에 필요한 조건을 제시했다. 수년간의 실무 경력을 선호한다고도 했다.

여기에 리더십 경험,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능력, 기업가 정신과 고객 중심적 사고방식을 중시했다. 효율적이며 독립적인 업무 처리 능력, 뛰어난 대인관계 능력 등도 우선시했다. 특히 ‘월요일, 금요일 병가 마인드 사절’이라고 적었다.

본문 내용을 보면 Z세대는 업무 실력이 부족하며 소통 능력·리더십 부재에 대인관계조차 좋지 않은 데다 토·일요일과 연결해 휴가를 내는 세대로 정의하는 듯하다.

"청년에게 게으르다는 편견 대놓고 드러냈다" 비판에 삭제

스위스 법률상 채용에 나이를 제한하는 건 차별 행위로 간주하지는 않지만, 논란은 커졌다. 해당 업체엔 청년들은 '게으르다'는 편견을 대놓고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이 업체는 문제의 문구를 삭제했지만, 사회적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제암을 이끄는 야엘 마이어 대표는 "Z세대는 끊임없이 '게으르다'거나 '힘들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특히 젊은 세대는 야근을 꺼리고 그들이 있는 노동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마이어 대표는 Z세대의 젊은 사업가다.

그는 "이런 식으로 세대를 규정짓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간호 분야의 숙련된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Z세대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근시안적이며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세대 및 연령 연구자인 프랑수아 회플링거도 "오래된 전통에 뿌리를 둔 진부한 생각이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조차 젊은이들이 게으르고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불평했다"면서 "하지만 세대 간 논쟁은 과장됐다"고 강조했다.

근거로 스위스 연방통계청 기준 2024년 연령별 병가 일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병가 일수를 보면 55∼64세가 평균 10.6일로 가장 많았고 Z세대로 지목되는 15∼24세는 9.5일, 25∼34세는 8.2일이었다.

회플링거는 세대 간 성취에 대한 인식 차이가 Z세대에 대한 오해를 가져왔다고 짚었다.


그는 "젊은 세대는 스스로 성취의 의미를 정의하고 싶어하며 일, 가정, 여가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려고 노력한다"면서 "반면 기성세대는 주 40~60시간씩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런 근무 방식이 삶의 질을 희생시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