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주사이모·폭력배까지 동원'...마약성 약물 유통 일당 적발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1 12:00

수정 2026.02.11 12:00

'환각 효과' 에토미데이트 6만명분 국내 유통
강남 일대 클리닉·빌라 불법 투약소 운영
개당 4000원 앰플, 20만원에 투약
경찰 "13일부터 마약류 지정…소지·매수도 처벌"
1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강남 일대에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유통한 일당을 적발하고, 이들의 범죄수익 4억원을 몰수했다. 사진은 경찰이 이들 조직으로부터 몰수한 의료물품 등. 서울경찰청 제공
1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강남 일대에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유통한 일당을 적발하고, 이들의 범죄수익 4억원을 몰수했다. 사진은 경찰이 이들 조직으로부터 몰수한 의료물품 등. 서울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사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유통하고 시술소에서 투약 판매한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A씨(40대·남) 등 17명을 검거하고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3만1600 앰플을 조직폭력배 등에게 불법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의료업계에서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 유도제로 사용되며, 일부에서는 환각 등의 부작용을 노리고 오·남용하는 사례가 2013년부터 이어져 왔다.

이들은 에토미데이트를 박스당 10만원에서 25만원에 공급해 약 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 유통 역할을 맡은 조직폭력배 B씨(40대·남) 등 3명은 해당 의약품을 박스당 30만원에서 35만원에 투약 판매업자들에게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투약 판매 단계에서는 피부과 의원과 유사한 형태의 불법 시술소 운영자 C씨(40대·남) 등 12명이 중독자 44명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앰플당 20만원에 투약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수사를 진행하던 중 피부과 외관을 갖춘 불법 시술소가 운영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도매업체를 시작으로 중간 유통과 투약 판매로 이어지는 조직적인 유통 구조를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수출 물량인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하거나 본인이 대표로 있는 법인 간 거래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유통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제품 포장에 부착된 바코드 등 고유 식별 정보를 제거한 뒤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압수한 투약 준비된 에토미데이트 주사기.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압수한 투약 준비된 에토미데이트 주사기.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최대 6만32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물량이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 유통 과정에서는 조직폭력배가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일부 유통업자에게서는 필로폰 투약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판매 조직은 강남 일대에서 피부클리닉 형태 시술소를 운영하거나 아파트와 빌라를 임대해 비밀 투약소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의사 복장을 하고 간호조무사와 차량 픽업 인력을 고용해 조직적으로 운영했다. 일부 중독자는 비밀 투약소에서 19시간 동안 50회가 넘게 투약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에토미데이트는 10ml 앰플당 약 3870원에 조달됐으나 최종 투약 단계에서는 20만원에 판매돼 약 50배 이상의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현금 4900만원을 압수하고 자동차 등 4억2300만원 상당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또 도매업체 대표의 허위 수출 신고 및 탈세 정황을 확인해 관세청과 세무당국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에토미데이트는 기존에는 의존성 입증 부족과 UN 마약류 미지정 등을 이유로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았다"며 "이번 수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13일부터 마약류로 지정돼 엄격히 관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지·매수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