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팹(Fab) 증설에 따른 ‘필수 인프라’ 채택
AI 기반의 ‘데이터 후각’ 솔루션으로 진화...대기업들도 눈독
AI 기반의 ‘데이터 후각’ 솔루션으로 진화...대기업들도 눈독
[파이낸셜뉴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폭증과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준비가 맞물리면서, 인간의 후각 시스템을 모방한 ‘전자코(Electronic Nose)’ 및 지능형 가스 센서 기술이 차세대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십 가지 가스가 혼합된 환경에서 특정 유해 물질만 정밀하게 골라내는 ‘선택적 감별’ 능력이 반도체 공정 안정화와 미래 모빌리티의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관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시설 투자가 공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공정의 안전과 수율을 방어하는 고기능 가스 감지 센서 시장이 동반 성장중인 것이다.
실제 근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수십조 원 규모의 신규 팹(Fab)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업들 또한 자국 공급망 강화를 위해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초미세 공정의 환경 제어에 필수적인 고감도 센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HBM의 핵심인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은 미세 공정 단계마다 다양한 특수가스가 사용된다. 이때 일반 센서는 여러 가스를 단순히 취합해 인식하지만, 최신 지능형 센서는 혼합 가스 속에서도 타겟 가스만을 선택적으로 분별해내기도 한다.
‘전자코 기술’은 반도체 공정을 넘어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성을 혁신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진화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전조 현상을 조기에 포착하고 실내 공기 질을 정밀하게 관리하기 위해 후각 기능을 포함한 센서 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내부 이상으로 인한 미세 가스 발생 시 이를 즉각 감지해 화재 위험을 경고하는 시스템 등 ‘지능형 모빌리티 안전 솔루션’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Tesla) 등 글로벌 로봇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시각과 촉각을 넘어 후각을 통해 위험 물질을 식별하거나 산업 현장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로봇이 인간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추고 실생활 및 위험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적 관문으로 꼽힌다.
IB 업계에서도 전자코 시장의 성장은 AI 기술과의 결합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봤다. 수천 개 이상의 냄새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센서 신호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농도와 성분을 확정함으로써, 과거 숙련공의 ‘직관’에 의존하던 영역을 정밀한 ‘데이터’의 영역으로 전환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HBM 공정 고도화와 글로벌 팹 증설 경쟁으로 가스 센서의 역할은 단순 안전을 넘어 ‘지능형 환경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했다”라며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로봇 제조사들이 후각 기능을 차세대 안전 스펙으로 검토하면서, 독보적인 센서 소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AI 시대의 새로운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