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정규직제화' 카드 제시.."고교 정규과정에 도입"
"사설 아닌 정부가 관리"..'새로운 공급망' 열릴 지 주목
"사설 아닌 정부가 관리"..'새로운 공급망' 열릴 지 주목
[파이낸셜뉴스] 매년 농번기마다 극심한 인력난으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늘고 있지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무단이탈이라는 리스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같은 고질적인 농촌의 인력난 속에 '아프리카의 농업, 어업 대국'이라 불리는 마다가스카르 노동부 장관이 직접 한국을 찾아 몇가지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에듀로이컨설팅 이지환 원장 공식 초청으로 플로랑 소아티아나(Florent Soatiana) 마다가스카르 고용 · 노동 · 공무원부 장관이 지난 2~6일 한국을 찾았다.
이 장관은 이번 방한의 최우선 의제로 '한국어 교육의 공교육 제도화 검토'를 들고 나와 주목받았다. 단순 인력 송출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언어와 문화를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이번 방한 논의의 실무 축에는 교육컨설팅 기업 에듀로이가 있었다. 에듀로이는 이번 방문을 공식 초청하고 실무 협의를 진행한 주체로 마다가스카르 정부가 제시한 '교육 기반 해외 취업' 구상을 현실화할 파트너 역할이다.
에듀로이는 30여 년간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HRD 컨설팅과 직무·역량 교육을 수행해 온 교육 전문기관이다.
교육 전 진단, 과정 설계, 운영, 교육 후 현업 적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력 중개가 아닌 교육 설계 경험을 가진 회사라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에듀로이가 제시하는 접근은 명확하다. 외국인 근로자의 현장 부적응 문제는 입국 이후가 아니라, 입국 이전 교육 단계에서 상당 부분 결정된다는 인식이다.
언어, 작업 이해도, 직업 윤리, 산업 문화에 대한 기본 이해 없이 현장에 투입되면 관리 비용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에듀로이는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과 산업 맞춤형 기술교육을 결합한 과정을 구상하고 있다.
조선·제조업의 경우 용접·도장 등 현장 수요가 분명한 직무를 중심으로 교육을 설계하고, 농어업 분야 역시 작업 이해를 중시하는 교육을 전제로 한다. 이는 '들어와서 배우는 인력'이 아니라 '준비돼서 들어오는 인재'를 목표로 한 모델이다.
이번 방한의 핵심 파트너인 교육 컨설팅 기업 '에듀로이'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현재 자국 고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한국어'를 포함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주무 부처 장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이 내용을 협의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기존 농촌 과 어촌 인력이 사설 브로커를 통해 급조돼 신원 보증이 불확실했던 것과 달리,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공교육 시스템을 통한 검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해 한국어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과한 '신원이 확실한 인재'만을 한국에 송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농협 한 관계자는 "작업 현장에서 '풀 뽑으라'고 했더니 모종을 뽑아버리는 식의 의사소통 문제가 심각했다"며 "한국어 교육을 받은 인력이라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데려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마다가스카르의 제안이 농협 과 수협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마다가스카르는 전국민의 3400만명 중 80% 이상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1차 산업 국가다.
한국 농촌에 파견될 인력들은 책상 앞에서 공부만 한 학생들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를 도와 농사일과 뱃일이 몸에 밴, 이른바 '준비된 현장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별도의 농업 기술 교육 없이도 한국의 밭, 논, 비닐하우스와 과수원, 양식장에 즉시 투입 가능하다.
에듀로이 관계자는 "언어가 통하고 농사일을 아는 젊은 인력이, 국가(마다가스카르)의 강력한 신원 보증 하에 들어오는 것"이라며 "농협,수협 입장에서는 관리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플로랑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국회 환경노동위, 법제사법위 국회의원들 과 면담,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 본부장 면담은 물론 국내 주요 지자체 및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과 대학, 농업과 어업 관련 기관과의 연쇄 회동을 했으며 다섯 기관과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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