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AI 적극 활용하는 제약·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발굴 앞당겼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1 18:18

수정 2026.02.11 18:18

임상~생산 단계 위험부담은 숙제
AI 적극 활용하는 제약·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발굴 앞당겼다
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방식이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AI를 신약 개발의 핵심 인프라로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도 후보물질 탐색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AI 신약 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역시 AI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화합물 라이브러리 분석과 타깃 예측에 강점을 보이며 초기 연구 기간 단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셀트리온은 AI를 활용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특히 항체 설계와 공정 최적화 영역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디지털 기술과 AI를 접목한 연구개발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SK바이오팜도 중추신경계(CNS) 신약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 연구 효율화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AI 활용이 여전히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계다.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탐색 이후 전임상, 임상, 허가, 생산으로 이어지는 장기 과정이다. AI는 후보물질 발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임상 단계에서의 실패 위험과 비용 부담을 낮추지 못하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실제 신약 개발 총비용의 60~70%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테크 협업도 과제로 꼽힌다.
일라이 릴리는 엔비디아와 최대 10억달러를 공동 투자해 AI 신약 개발 연구소를 설립하며,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 네모(BioNeMo)'를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 자체 플랫폼 구축과 외부 협업 전략을 병행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는 결국 선택의 문제"라며 "데이터 개방과 표준화, 임상 데이터 활용 환경 개선, 빅테크 협업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다음 단계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