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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으로 미 재정적자 1.4조달러 더 늘 것” CBO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2 03:38

수정 2026.02.12 03:38

이민 단속, 재정 적자 부담만 5000억달러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10년 동안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1조4000억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의회예산국(CBO)이 1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사진은 오하이오주의 한 조각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추앙해 만든 거대 금박 트럼프 청동상.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10년 동안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1조4000억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의회예산국(CBO)이 1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사진은 오하이오주의 한 조각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추앙해 만든 거대 금박 트럼프 청동상.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 재정적자가 앞으로 10년 동안 당초 예상보다 1조4000억달러(약 2022조원) 더 불어날 것이라고 의회예산국(CBO)이 1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월스트리트 터줏대감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포퓰리스트 정책이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운 지 하루 만에 이런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CBO는 2035년 누적 재정적자가 지난해 1월 추산했던 것보다 6% 많아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의 대대적인 감세와 지출 확대, 이민 정책에 따른 결과다.

CBO는 연간 재정적자가 올해 1조9000억달러에서 2036년에는 3조1000억달러로 1.6배 넘게 폭증할 것으로 우려했다.

아울러 이르면 2030년에는 연방 부채 규모가 2차 대전 당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적자가 확대되면서 2030년에는 올해 GDP 대비 101%인 부채 비율이 108%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46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106%를 웃도는 수준이다. 2036년에는 연방 부채가 GDP 대비 120%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필립 스웨이글 CBO 국장은 “우리의 전망은 계속해서 지금의 재정 궤도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양당정책센터(BPC)의 조너선 벅스는 “어떤 윤색도 없다. 미 재정 건전성은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 부채는 이제 GDP의 100% 수준이지만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해 1기 시절 감세를 연장했고, 이 때문에 2035년까지 재정적자를 4조7000억달러로 높이게 될 것이라고 CBO는 경고했다.

아울러 행정부의 이민 단속으로 인한 추가 재정적자 부담도 5000억달러(약 72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됐다.

적자 증가를 일부 상쇄하는 것은 관세다. 관세 수입이 적자를 약 3조달러 정도 줄여줄 것으로 CBO는 전망했다. 그러나 관세 세수 대부분은 미 수입업체, 결국에는 소비자들이 부담한다는 점에서 경제에 큰 보탬이 되기는 어렵다.

치솟는 적자는 금융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미 국채 시장은 2008년 당시에 비해 5배 커졌다. 투자자들은 제한적인 수요 속에 국채 발행이 더 늘어나면 시장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갖고 있다.

정부가 발행한 국채가 인기가 없으면 더 높은 이자율로 투자자들을 유혹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상승하고,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은 떨어진다. 이는 ‘아메리칸드림’을 내세우며 값싼 주택을 공급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을 수포로 만들 수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기 때문이다.

TD 증권의 미 금리 부문 책임자 제나디 골드버그는 “CBO의 추산은 미 재정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내러티브를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재정적자로 실탄이 부족해진 미 정부가 경기 침체기에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카드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 위원회(CRFB) 대표 마야 맥기니스는 “건전한 대차대조표는 성장하는 경제, 국가 안보, 예측 불가의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의 핵심”이라면서 “GDP의 100% 수준인 부채 비율이 늘어나면 과거에 비해 더 높은 부채 비율 속에 다음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