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은 노조 단체협약상 근로자 개별 동의 필요
부산 본사 이전·직원 파견 등 현실적 반발도 커 진통 예상
부산 본사 이전·직원 파견 등 현실적 반발도 커 진통 예상
[파이낸셜뉴스] 최근 증시가 연일 사상 최대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만 정작 한국거래소 직원들은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거래소가 넥스트트레이드와 경쟁하기 위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오전 7시 조기 개장을 추진중인데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분리하는 한편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추진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업무 변화를 맞닥뜨린 거래소 직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더욱이 지주사로 전환 할 경우 단체협약상 조합원 근로자 개별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분리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거래소 임직원들의 동요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우선 거래소 노조부터 즉각 움직임에 착수했다.
지난 10일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에 '지주사 전환으로 낙하산 자리 5개','종속 지주사 관치금융 그만!' 이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 10여개가 세워지면서 정부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는 "코스닥 분리는 상장 남발과 투기를 부르는 닷컴버블의 재림"이라며 "코스닥 시장을 분리 운영할 경우 시장 감시 기능이 약화하거나 관련 비용이 증가 할 수 밖에 없고, 각 시장을 통합하는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하는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사이즈 문제 때문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기본적으로 경쟁이 될 수 없다"라며 "경쟁력도 효율도 없는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은 낙하산 사장 자리 5개만 생기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실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분리 될 경우 직원들의 파견도 애로사항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근로자기준법상 취업규칙에 불이익이 미칠 경우 근로계약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사안 역시 단체협약상 근로자의 개별 동의와 계약이 필요하다"라면서 "코스닥 자회사가 분리되서 근무지 이동 등 취업규칙 변동이 수반 될 수 없고, 임금 복지에도 변화가 생겨 계약 상대방인 거래소와 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또한 현재 거래소의 본사는 부산인데, 거래소가 분리 될 경우 지주사 본사 껍데기만 부산에 남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지역 언론들도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정부와 당국이 코스닥 퇴출 요건도 강화하고 나서, 누군가는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며 "기본적으로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지만, 실제 직원들도 코스닥본부보단 유가증권본부를 선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은 이미 십여 년 전에도 한번 언급됐으나 현실화 되지 못했다.
거래소가 지주사로 전환 할 경우 유가증권과 코스닥이 경쟁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코스닥으로 가야 할 기업들이 결국 유가증권 시장만 선호할 수 있는 기현상이 벌어질수도 있어서다. 이럴 경우 코스닥의 자생력이 더 약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akim@fnnews.com 김경아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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