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직장 동료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남편을 용서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양나래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는 '회사 후배와 바람난 남편 용서했지만 매일 사는 게 지옥 같은 아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결혼 7년 차인 A 씨(나이 미상)는 "남편과 연애와 결혼까지 총 9년 정도 시간을 함께했다. 연애할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잘해주고 취미도 같고 공감대도 좋았다. 만약 다퉜다 하더라도 다툼이 길게 가지 않고 해결되어 나는 평생 큰 문제 없이 죽을 때까지 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비밀 채팅방으로 설정된 대화창 남편의 외도 흔적
평온하던 일상은 어느 날 밤, 잠든 남편의 휴대전화로 온 메시지 알람을 확인하며 깨졌다. 비밀 채팅방으로 설정된 대화창에는 "자기야. 어제 너무 시간 짧았어. 우리 언제 또 데이트할 수 있어? 자기 품에 안겨 있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남편은 지금까지 한 번도 회사 후배가 새로 왔는데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지는 않았는데 '걔가 4차원 같다. 걔 때문에 좀 웃긴다. 특이하다'라면서 이야기를 하며 입꼬리가 올라갔던 적 있다"라고 토로했다.
확인 결과 대화 상대는 남편이 언급했던 그 여직원이었다. A 씨는 "대화 내용을 천천히 봤더니 관계가 발전한 지는 약 한 달 정도 된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남편 "진짜 내가 미쳤나 봐 …진짜 미안하다"
증거 사진을 확보한 A 씨가 남편을 깨워 추궁하자 남편은 "미안해. 진짜 내가 미쳤나 봐. 한 달간 그러기는 했는데 너무 죄책감이 심해서 정리를 하려고 했었다. 진짜 미안하다. 진짜 정리하려고 했다. 내가 죽일 놈이지. 미안해서 죽을 것 같다"라며 자책하며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등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튿날 남편은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상간녀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가 알았다. 내가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었느냐. 우리 관계는 잘못됐으니까 다시는 어떤 연락도 하지 말자"라고 통보했다. 상대 여성 역시 "죄송하다"라는 짧은 사과와 함께 관계를 정리했다.
사건 이후 남편은 부서를 옮겼으며 A 씨에게 "속상한 거 있거나 계속 생각나면 얼마든지 나를 괴롭히고 잔소리를 해도 된다. 나는 진짜 죽일 놈이니까 늘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라고 약속했다. 또한 의심을 사지 않도록 모든 일상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A 씨는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카톡 내용과 남편이 실토했던 상황이 떠올라서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나고 가슴을 치고 울어도 그게 풀리지 않아 미칠 지경이다"라고 토로했다.
"남편 외도 흔적들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여전히 남편을 향한 애정이 남아있다는 그는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는데 남편의 외도 흔적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하루하루 시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꿈을 꾼다"라며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불안감은 자존감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A 씨는 "나한테 잘해주는 것도 혹시나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한 번 바람을 피운 사람은 또 피운다는데 언젠가는 또 바람을 피우겠지 이런 생각이나 내가 얼마나 여자로서 매력이 없어서 남편이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 남편이랑 부부 관계를 하려고 해도 그 여자랑 나랑 비교하는 거 아닌지. 내가 성적 매력이 부족해서 그 여자랑 잤던 거 아닌가 하면서 모든 생각들이 나를 갉아먹어서 미칠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러한 고통을 이겨내고 결혼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는 분들이 있는지 조언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나래 변호사는 "얼마나 큰 고통일지 제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모두에게 과거는 있다. 과거에 만났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도 신경 쓰이는 법인데 내 배우자가 다른 사람이랑 바람을 피웠다? 증거를 목격했다? 저도 정말 죽을 것 같다"라며 공감을 표했다.
양 변호사는 이어 "사연자분이 얼마나 속상하실지 다 말을 할 수 없다. 그렇게까지 힘들면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털어놓고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도 하면 많이 호전되기는 하더라. 혼자 너무 앓고 있으면 안 된다. 다행히 남편이 아내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니 상처가 잘 치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치료도 병행하는 게 어떨까 한다"라고 제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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