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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150곳 퇴출” 코스닥 ‘동전주·시총 300억’ 상장허들 높인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2 12:00

수정 2026.02.12 12:00

금융위 집중관리기간 즉시 가동…동전주 요건 신설·시총 기준 상향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금융위원회 제공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금융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다. 주가 1000원미만의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신설되고, 시가총액 기준은 내년 초 300억원까지 조기 상향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만 약 150개 기업이 퇴출 심사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의 상장폐지 요건은 코스피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구성하고, 이날부터 내년 6월까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이다. 오는 7월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기업은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금융당국은 액면병합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더라도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일 경우 퇴출 대상에 포함해 우회 시도를 원천 차단했다.

당초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었던 시가총액 기준도 앞당겨 시행한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현재 150억원인 시총 기준을 오는 7월 200억원, 내년 1월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코스피 시장은 내년 1월까지 500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건전성 요건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 사업연도 말 기준에만 적용되던 완전자본잠식의 요건을 ‘반기’ 기준으로 확대해 실질심사 사유에 추가했다. 공시 위반에 따른 퇴출 기준 역시 최근 1년 누적 벌점 15점에서 10점으로 하향 조정된다. 중대·고의 공시 위반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해 단 한 차례 위반만으로도 상폐 심사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상장폐지 절차의 효율화도 추진된다. 코스닥 기업에 부여되던 최대 개선기간은 기존 1년6개월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이는 부실기업이 개선기간을 악용해 연명하며 투자자 피해를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한 거래소는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법원과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가 이번 개혁안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당초 예상치(50개)보다 100여개 늘어난 150개 내외(100~220여개사)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자들의 환금성을 위한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장외시장 K-OTC에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해 퇴출된 기업도 6개월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간에 요건을 충족하면 K-OTC 정식 종목으로 편입되며, 실적이 개선될 경우 코스닥 재상장 가능성도 열린다.


금융위 권대영 부위원장은 “그동안 우리 시장은 진입은 많고 퇴출은 적은 ‘다산소사’ 구조로 인해 지수 상승이 정체되는 등 동맥경화에 걸려 있었다”며 “부실기업을 엄정히 내보내고 그 빈자리를 유망한 혁신기업으로 채워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