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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DM, "항암제 내성 원인은 암세포 변이 아닌 약물 전달 실패"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2 13:27

수정 2026.02.12 13:27

인체 오가노이드 유전자 분석으로 세계 최초 입증
약물 침투 원천 봉쇄하는 '세포외기질' 장벽 붕괴 확인
현대ADM, "항암제 내성 원인은 암세포 변이 아닌 약물 전달 실패"
[파이낸셜뉴스] 현대ADM바이오는 췌장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항암제 내성이 암세포 자체의 유전자 변이보다 암세포를 둘러싼 '물리적 장벽'에 기인한다는 '가짜 내성 극복'의 유전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일 발표한 '암 전이 원천 차단' 기전 규명에 이은 2차 연구 결과로, 암 치료의 최대 난제인 '항암제 내성'의 결정적 원인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씨앤팜, 현대바이오, 현대ADM으로 구성된 '바이오 신약팀'은 오가노이드사이언스(오가노이드 배양) 및 젠큐릭스(RNA-seq 유전자 분석)와의 정밀 공동 연구를 통해 내성 암 조직의 유전체를 분석, 약물 내성을 유발하는 '기질 장벽'의 실체를 밝혀냈다.

현대ADM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을 '암세포의 유전적 변이'가 아닌 '약물 전달의 실패'로 재정의했다.

연구팀은 핵심 물질 '페니트리움' 투여 시, 암세포가 성벽처럼 쌓아 올린 핵심 유전자군인 Collagen(COL1A1, COL1A2)과 Fibronectin(FN1)의 발현량이 급격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는 약물 침투를 원천 봉쇄하던 두꺼운 세포외기질(ECM) 장벽이 유전자 수준에서 붕괴됐음을 의미하며, 약물이 암세포 핵까지 도달할 수 있는 '약물 전달 통로'가 확보됐음을 시사한다.

기존 학계는 암세포가 스스로 수용체 모양을 변형(AR-V7)시켜 약을 피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현대ADM은 이를 '약물 전달 실패의 결과'로 규명했다. 전립선암 특유의 두꺼운 기질 장벽 때문에 약물이 충분히 들어가지 못하고, 저농도 약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독하게 변한 결과물이 바로 AR-V7 변이라는 것이다. 이 장벽을 허물어 고농도의 약물을 투입하면, 암세포가 변이를 일으킬 틈도 없이 사멸하거나, 이미 변이가 생긴 암세포까지 제압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연구팀은 페니트리움이 장벽을 허무는 것(물리적 제어)에 그치지 않고, 암세포의 생존 엔진인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 및 해당작용 관련 유전자(HK2, ENO1)를 동시에 억제함을 확인했다.
이는 방어벽이 사라진 암세포를 '대사적 기아' 상태로 몰아넣어 완벽한 사멸을 유도하는 이중 기전이다.

현대ADM 측은 "췌장암 오가노이드에서 확인된 기질 장벽 붕괴 기전은, 조직학적 구조가 동일한 전립선암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조원동 현대ADM 대표는 "우리가 규명한 것은 단순한 실험 결과가 아니라, 더 이상 쓸 약이 없어 호스피스로 향해야 하는 내성 암 환자들에게 보낼 수 있는 구조 신호"라며 "이번 전립선암 임상을 통해 '가짜 내성 극복' 기전을 인체에서 증명하고, 이를 폐암·유방암 등 모든 난치성 고형암으로 확장하여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