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정부가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고 저녁·밤 시간대 요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하자 석유화학·철강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대부분 기업에 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24시간 공정을 멈출 수 없는 장치산업 특성상 야간 요금 인상이 곧바로 비용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낮 시간대 인하, 저녁·밤 시간대 인상’을 골자로 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해 “실질적인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단가는 1킬로와트시(kWh)당 180~185원 수준이다. 밤 시간대 요금은 낮보다 35~50%가량 저렴한 구조다.
실제 24시간 라인을 돌려야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철강·금속·유리·석유화학 업계는 요금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화·철강업계는 개편안의 세부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간대별 요율 조정 폭과 지역별 차등 적용 기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방에 공장을 둔 기업이라도 해당 지역의 전력 자립률이 낮다면 차등 요금제 적용 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수도권인 인천에 생산 거점을 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제도 설계 방식에 따라 전기요금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LNG 자가발전으로 전력 수급을 전환하고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 구축도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결국 개편안의 세부 요율 조정 폭과 지역 구분 방식이 기업들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올라 기업 부담이 상당해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제도를 설계해주길 바란다”며 “지역뿐만 아니라 업종별 특수성까지 반영한 차등 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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