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법안 처리 위한 본회의도 불참
싫든 좋든 만나 대화로 푸는 게 정치
싫든 좋든 만나 대화로 푸는 게 정치
장 대표가 불참한 것은 전날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관증원법과 사실상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법'을 처리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들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 시도" "사법 권력 독점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장 대표가 회동에 불참한 것은 이유와 명분이 없지는 않다. 특히 재판소원법은 위헌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였다. 회동 날짜로 잡은 날이 공교롭게도 바로 그다음 날이어서 오해를 살 만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회동 일정은 국회 상황과 상관 없이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맞든 맞지 않든 장 대표의 회동 불참은 옳은 결정은 아니었다고 본다. 물론 장 대표가 항의성으로 불참했을 수도 있고, 이 대통령과 여당이 이 법안들에 대해 공감했거나 같은 의견을 갖고 있을 수도 있으나 그럴수록 더 회동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개진하는 게 바람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비쟁점 법안들은 대개 민생과 관련된 것으로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는 법안들이다. 국민의힘의 불참은 민생법안들을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거나 처리를 연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의석수가 적은 야당이 표결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할 때 본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전원 반대표를 던져서라도 의정사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바른 선택일 것이다.
대화와 협치는 여야 대립이 심할 때 필요성이 더 커진다. 서로 의견이 잘 맞을 때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여당의 입법 강행에 반대한다면 회동에 참석해 이유와 논리를 다시 설명하는 것이 대화를 거부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야당이 대화를 거부한다고 여당의 독주가 중단되지도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소수 야당이다. 자신들이 왜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대화 거부를 지지층이라고 해도 다 곱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여당을 이기는 길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어 의석을 많이 차지하는 도리밖에 없다. 그러자면 국민의 의중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회동 몇 시간을 앞두고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옹졸한 태도다. 이런 식의 감정적 정치행동을 한다고 해서 의석수도, 지지율도 낮은 야당의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것은 재판소원법을 국민이 반대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야당은 좀 더 이성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회동 기회는 더 있을 것이다. 회동은 국민의힘이 말하는 협치의 한 방편이다. 싫든 좋든 만나야 한다. 만나지도 않고 대화도 거부하면서 어떻게 협치를 하겠나. 이 대통령의 다음번 대화 요청에는 꼭 응해서 의사소통을 하기 바란다. 그것도 싫다면 지지율을 높게 받고 의석을 늘려 힘을 길러 강한 야당으로서 제대로 맞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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