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는 구조 개편의 시작점
가격·이용량 정교한 관리해야
의료 안전망 기능 정상화 가능
비급여 진료 관리가 향후 실손보험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반복된 개편에도 손해율과 의료비 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용량 정교한 관리해야
의료 안전망 기능 정상화 가능
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과도한 보험금 지급이 이어지고, 이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돼 가입자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의료기관별 가격 격차와 제각각인 명칭·코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부담 완화를 동시에 가를 변수라는 분석이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르면 4월에 나올 5세대 실손보험은 고액·중증 질환 보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대신, 반복 이용 가능성이 높은 비급여 항목은 자기부담을 확대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5세대 출범이 구조 개편의 마침표가 아니라 시작점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지속 가능하려면 결국 비급여 관리체계가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보장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가격과 이용량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급여 진료는 정부가 가격과 기준을 통제하지만 비급여 진료는 의료기관 자율에 맡겨져 가격 격차가 크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도수치료 중앙값은 9만원이지만 일부 의료기관은 150만원까지 책정돼 1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체외충격파치료, 약침술 등 다른 항목에서도 기관별 가격 격차가 수 배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비급여 항목이라도 의료기관별 명칭·코드 사용이 제각각이라 소비자가 사전에 진료비를 비교·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구조적인 문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비급여 표준 명칭·코드 사용 의무화, 보고제도 고도화, 병원별 가격 정보 공개 확대, 질병(진단명) 단위 총진료비 비교시스템 구축 등이 후속 과제로 거론된다. 소비자가 질병 단위 의료비 총액을 확인하고, 의료기관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의료개혁 과제의 일환으로 비급여 보고 항목 확대와 정보공개 체계 개선 등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신의료기술 관리체계 개선도 논의 대상이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비급여 의료행위의 경우 일정 요건 아래 사용되지만 적용 범위와 조건이 모호하면 과잉 이용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부 비급여 신의료기술이 과잉진료로 이어져 보험금 누수로 연결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안전성과 유효성 기준을 강화하고, 재평가 체계를 정비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급여 관리 강화가 자칫 필요한 치료까지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증 비급여 이용을 줄이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여파로 중증 환자나 고령층의 치료비 부담이 오히려 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5세대 실손 이후의 과제는 '지속 가능성'과 '보장성'의 균형으로 모인다. 비급여 관리 강화 없이는 개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사실상의 제2의 의료안전망"이라며 "중증 위험에 대한 보호 기능을 분명히 하면서 의료이용 왜곡을 줄이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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