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관세는 누가 냈나”…美 기업·소비자가 90% 부담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3 02:58

수정 2026.02.13 02:58

사진은 지난해 4월 30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포드 켄터키 트럭 공장에서 열린 2025년형 포드 익스페디션 출시 행사 중 조립 작업자가 차량을 작업하는 모습.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관세·화재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4년 만에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4월 30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포드 켄터키 트럭 공장에서 열린 2025년형 포드 익스페디션 출시 행사 중 조립 작업자가 차량을 작업하는 모습.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관세·화재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4년 만에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이 부담한다"고 주장해온 고율 관세의 실제 비용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대부분 떠안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관세가 미국 경제에 사실상의 '간접 증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11개월 동안 관세 비용의 약 90%가 미국 내로 전가됐다고 밝혔다. 연초 8개월간 전가율은 94%에 달했으며, 9~10월에는 92%, 11월에는 86%로 소폭 낮아졌다.

연말로 갈수록 해외 수출업체들이 일부 부담을 나눠졌지만, 여전히 부담의 대부분은 미국 측에 남아 있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관세 부담의 대다수는 여전히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2025년에 부과된 고율 관세의 경제적 비용을 이들이 계속해서 감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2기 출범 이후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포함한 광범위한 관세 인상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수년간 미국을 이용해온 국가들로부터 수십억달러가 미국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행정부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월마트 등 미국 소매업체들이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인정했다. 관세율은 2025년 한 해 동안 평균 2.6%에서 13%로 급등했다. 20세기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른 연구 결과도 유사하다. 독일 킬연구소는 관세 전가율을 96%로 추정했고,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94%로 분석했다. 초당파 싱크탱크 택스파운데이션은 관세가 2025년 미국 가구당 평균 1000달러, 2026년에는 1300달러의 세금 인상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관세가 명목상 '외국 기업에 대한 부담'으로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수입 가격 상승을 통해 미국 내 가격으로 전가됐다는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충격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5년 1월 3%에서 12월 2.7%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 1월 물가도 추가 둔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일정 부분 마진을 흡수했거나, 수요 둔화와 달러 강세 등이 상쇄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