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겨냥한 미 법무부의 형사 수사를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 균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수사를 종결하거나 설득력 있게 진전시키지 않는 한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의 인준 절차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틸리스 의원은 "미해결 수사가 남아 있는 상황을 용인할 수 없다"며 "우리는 독립적인 연준을 가져야 한다. 이 문제를 적당히 넘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를 설득할 만큼 수사를 계속하든지, 아니면 현재 수사를 종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주 공화당 일각에서는 파월 수사를 법무부에서 상원 은행위원회로 이관하는 '출구전략(off-ramp)'이 거론됐다. 형사 기소 위협을 낮춰 워시 인준의 길을 열면서도, 수사 자체는 유지하는 절충안이다. 법무부 수사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연준 독립성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시도다.
하지만 틸리스는 이를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감독을 하지, 기소를 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며 은행위원회가 법무부 수사를 넘겨받는 방안에 선을 그었다. 수사 책임의 주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문제를 '정치적 봉합'하는 데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틸리스는 백악관이 법무부 수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행정부가 이를 예상하지 못했고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본다"면서도 "결국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워시 지명자에 대한 위원회 표결(markup)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인사의 인준 문제를 넘어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시험대로 번지고 있다. 법무부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차기 의장 인준을 강행할 경우,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수사 정당성을 강조하며 물러설 뜻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사 종결이냐, 인준 보류냐'의 양자택일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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