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발시 반드시 혹독한 대응, 비례성 초월할 것"…노동신문에는 안 실려
청와대 "남북 간 신뢰 회복 기대"…'국제법 적용' 의도엔 "우리 입장대로"
김여정 "정동영 무인기 유감표명 다행"…통일부 "재발대책 시행"(종합2보)北 "재발시 반드시 혹독한 대응, 비례성 초월할 것"…노동신문에는 안 실려
청와대 "남북 간 신뢰 회복 기대"…'국제법 적용' 의도엔 "우리 입장대로"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을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대책을 마련해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이 유감 표명을 한 지 사흘 만에 나온 북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고리로 남북 간 신뢰회복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새해 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0일 저녁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 축사를 통해 "이번에 일어난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한국 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 표명 같은 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 영공 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 침해 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 행위를 감행한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그것이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우리가 문제시하는 것은 우리 국가의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중대주권침해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되었다는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이라며 "여러가지 대응공격안들중 어느 한 안이 분명히 선택될 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한국당국이 내부에서 어리석은 짓들을 행하지 못하도록 재발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 유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우발사태 방지를 위한 남북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남북 간 소중한 평화를 해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며 "남북이 상호 소통을 통해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정부는 재발방지 조치로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비행금지 구역을 선제적으로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19군사합의에 명시된 대로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면 무인기도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지역에서 15km, 서부지역에서 10km에서 비행이 금지된다.
정 장관도 무인기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9·19 군사합의 중 '공중에서의 적대행위 중단'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런 부분은 조속히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관계기관 간 그런 부분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부장은 '영공 침범'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설정하려는 그간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유감이나 사과가 감정적 화해의 의미를 갖지만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서는 주권 침해에 대한 국제법적 인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두 국가 관계'나 국제법을 적용하려는 입장을 수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단 북한이 그렇게 주장한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입장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a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