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힘을 싣고 있는 경제정책들이 결과적으로 소상공인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설 연휴 대목과 6월 지방선거를 고려해 속도조절을 하지만, 선거 이후 본격화되면 소상공인 부담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이 추진하는 정책들 중 소상공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일하는사람기본법 제정 △설탕과다사용부담금 도입 등이다.
쿠팡 견제하려 '대형마트 새벽배송'.."과점 안착" 우려
우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쿠팡을 비롯한 플랫폼 유통기업의 독과점 견제를 위해 당정이 짜낸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대형마트 영업제한과 의무휴업 규제에 대해 전자상거래를 통한 배송은 예외로 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당정 검토 단계부터 규탄대회를 여는 등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인 오세희 의원까지 나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대형마트 규제완화는 쿠팡 견제 효과는 미지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들만 위축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플랫폼 기업과 대형마트 과점 구조가 안착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놨다. 때문에 자금지원 등 상생안으로 상쇄될 수 없다는 것이 소상공인 측 입장이다.
다만 쿠팡 독과점을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고,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드러난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대형마트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게 당정 내부 다수의견으로 전해졌다. 거기다 찬성여론도 높다. 지난 13일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정기여론조사 결과,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찬성 응답이 62.5%로 집계됐다. 반대는 18.7%에 그쳤고, 18.8%는 답을 유보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9~10일 전국 1004명 대상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근로자성 확대해 인건비↑..설탕부담금 부과해 물가↑
일하는사람기본법 제정과 설탕부담금 도입은 실현되면 소상공인의 비용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일하는사람기본법은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도 근로자로 추정하는 것이 골자다. 당정은 이와 함께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는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소상공인들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사회보험료도 커진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주요 소상공인 단체들이 지난 10일 국회를 찾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일하는사람기본법이 시행돼 특고·프리랜서 등이 근로자로 인정되면 사업주는 1인당 연간 약 505만원의 추가 법정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이는 소상공인 평균 영업이익 2500만원의 20%를 상회하는 금액으로, 퇴직금 소급 적용까지 맞물리면 파산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띄운 설탕부담금은 식자재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설탕 사용을 자제시켜 국민건강을 증진하는 한편 부담금 수입으로 국민건강보험과 국민건강증진기금 재정도 확충하자는 취지지만, 억제 효과는 설탕세 도입 국가들에서도 논란 중이고 물가 상승 압박 공산은 크다.
민주당이 지난 12일 공론화를 위해 개최한 토론회에서마저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토론에 나서 "음료와 과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건강 정책이 아니라 물가 정책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상욱 한국식품산업협회 본부장은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세금과 다르지 않아 해외에서도 설탕세 효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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