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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대미투자 1호' 합의 불발…내달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 지속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3 14:25

수정 2026.02.13 14:25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 출처=연합뉴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일본 정부가 5500억달러(약 794조원)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 안건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3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협의가 진전된 부분도 있으나 조율해야 할 점이 남았다고 밝혔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일본과 미국 양국의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안건 조성을 위해 긴밀히 대응해 가기로 했다"면서도 미국과 일본 사이에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로 말하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은 우리 측에서 보자면 세금도 쓰는 부분이 있어 그런 것(원하는 바)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합의 시점과 관련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내달) 미국 방문에서 성과가 많아지도록 한다는 관점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협상하고 있다"며 다음달 19일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미일 정상회담 이전에 어느 정도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과 일본은 투자에 관해 협의하지만 최종 투자 결정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 투자 협의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미국인으로만 구성된 위원회가 다시 검토하며 이 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처를 추천한다.

일본은 대미 투자 첫 안건으로 데이터센터용 가스 발전 시설,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공장, 항만 정비 등을 미국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의원 선거(총선) 이틀 전인 지난 6일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완전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본의 투자 지연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지지 의사가 공개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격노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당초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가 지난해 말까지 결정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총 사업비가 6조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계획 수립에 시간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 시점이 1월 말에서 다시 2월 말로 연기되자 일본이 의도적으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이 중국과 긴장 속에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뒤 관세가 위헌으로 판단될 경우 5500억달러 투자 약속을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것이 합법적인지 여부를 심리 중이다.
구두변론 과정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들까지도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각종 베팅 사이트에서는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무효화 할 것이라는 확률이 70%대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닛케이는 "내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 쌀 시장 추가 개방 등을 요구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 지지'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