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경찰관 직렬 일원화, 수사대상범위 축소 등 골자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은 설 연휴 마지막날인 오는 19일 이후 중수청법 설치법안의 수정안을 입법예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은 △중수청의 사법경찰관 직제를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고 △중수청의 수사대상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사이버 범죄 총 9대 중대 범죄로 하며 △변호사 자격을 지닌 수사사법관이 중수청장을 지닐 수 있는 중수청법 입법예고안을 지난달 12일 공개했다.
추진단의 이같은 계획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제지당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 열고 중수청 사법경찰관의 직제를 일원화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수사인력의 직을 나누는 것을 두고 인력 구조가 사실상 검찰 조직과 다르지 않아 '검찰 개혁'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중수청의 수사대상도 좁아졌다. 정부안의 '9대 중대범죄'에서 공직자·선거·대형 참사 범죄를 제외한 '6대 중대범죄'만을 중수청의 수사 대상 범죄로 하기로 했다. 사이버 범죄도 국가 기반시설 공격이나 첨단기술 범죄로 한정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중수청장의 자격 요건 역시 완화됐다. 정부안에서는 수사사법관을 재직한 사람만 중수청장을 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15년 이상의 수사 또는 법조 경력을 가진 인사라면 임명될 수 있도록 했다.
추진단 등 정부는 여당의 당론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수청 수사인력 일원화'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각 기관과 사회 전반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수사 인력을) 이원화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중수청 수사 대상 범죄의 범위에 대해서도 "대폭 축소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추진단은 다만 검찰청의 축적된 수사 노하우 등을 중수청으로 유입시키는 방안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청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하던 검사가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 사실상 '강등'되는 상황이다. 직렬마저 동일해지면 검찰청 검사들의 인력이 중수청으로 오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일각에선 중수청 입법안이 늦어질 수 있으니 공소청 입법안부터 처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민주당은 오는 12일 비공개 의총을 열고 공소청 수장의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유지하자는 정부 의견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정부의 검찰총장 명칭 유지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청을 해체해 공소청과 중수청을 만드는데, 하나를 빨리 개청하고 하나를 늦게 개청하면 일이 진행되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계속해서 의견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공소청과 중수청이 오는 10월에 문을 열지 못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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