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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아파트라더니…" 현수막 아래 흡연 논란, 민원 2.5배 폭증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4 07:00

수정 2026.02.14 07:00

지정 건수 급증 속 민원 2.5배↑
국회, 금연구역 확대 개정안 추진
한 공동주택의 금연아파트 현수막. 파이낸셜뉴스 DB
한 공동주택의 금연아파트 현수막. 파이낸셜뉴스 DB
[파이낸셜뉴스] #A씨는 지난 명절, 자녀들과 함께 부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가 단지 입구에 걸린 '금연아파트 지정' 현수막을 봤다. 하지만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지상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웃을 발견했고, 아이들의 간접흡연이 걱정돼 "금연아파트 아니냐"고 한마디 했다가 시비가 붙어 난처한 경험을 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아파트' 지정이 늘고 있다. 공용공간에서 발생하는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고 입주민 간 갈등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14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공동주택 금연구역 지정' 제도가 시행된 2017년 444건이던 금연구역 지정 건수는 지난해 3921건으로 늘었다.

9년간 약 9배 증가한 셈이다.

금연아파트는 전체 거주 세대의 2분의 1 이상이 복도·계단·엘리베이터·지하주차장 등 공용공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하면, 시장·군수·구청장이 이를 지정하는 제도다. 지정된 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금연아파트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간접흡연 관련 민원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간 간접흡연 민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2만6019건이던 민원은 2024년 6만2980건으로 2.5배 늘었다.

윤종훈 변호사(책 '언제나 나를 지키는 법' 저자)는 "금연아파트로 지정됐더라도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관리 주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계도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강제력이 제한적인 구조에서는 입주민 간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입주민 갈등이 이어지면서 현행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지상주차장이나 필로티 구조 공간 등 일부 공간이 금연구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해당 장소에서 흡연이 반복되고, 그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가 지속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제도 보완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지상주차장과 필로티 구조 공간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거주 세대의 3분의 1 이상이 신청할 경우에도 금연구역 지정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