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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안 챙겼다" 조종사 해고한 미 국토안보부장관…보좌관과 이권 개입 의혹까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4 06:09

수정 2026.02.14 06:09

[파이낸셜뉴스]

키르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멕시코 접경지역인 애리조나주 노갈레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키르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멕시코 접경지역인 애리조나주 노갈레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인사’ 부작용이 국토안보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과 그의 최측근 보좌관 코리 루언다우스키가 전횡을 일삼으면서 권력의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담요 안 챙겨서 해고

WSJ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내 권력 남용 실태는 상상을 초월한다.

놈 장관은 전용기에 담요를 두고 내렸다는 이유로 해안경비대 조종사를 당장 해고하도록 지시했다. 해당 조종사는 대체 인력이 없다는 점이 확인된 뒤에 간신히 복직됐다.



보좌관 루언다우스키도 장관 못지 않게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공식 직함이 없지만 자신에게 연방 요원용 총기와 배지를 발급할 것을 지시했다. 이 지시가 먹히지 않자 그는 이를 거부한 법무팀 관계자와 현장 지휘관들을 줄줄이 대기 발령하거나 좌천시켰다.

놈과 루언다우스키가 부임한 뒤 국토안보부 현장 지도부 약 80%도 물갈이됐다. 전문가 집단을 몰아내고 자신들에게 줄을 대는 사람들을 심은 것으로 보인다.

쇼맨십과 무소불위 권력

놈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미디어 노출에 집착한다. 장관이 직접 방탄조끼를 입고 단속 현장에 참가하는 사진을 일부러 내보낸다.

이런 쇼맨십과 절제되지 않은 행태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과격한 단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공식 실세인 루언다우스키는 한 술 더 뜬다. 공식 직함이 없지만 국토안보부 인사, 계약, 기밀정보 취급 등 부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놈은 루언다우스키를 장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트럼프는 불륜설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결국 놈은 루언다우스키를 ‘특별 정부 직원(SGE)’ 제도를 활용해 자신의 보좌관으로 앉혔다.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민간 전문가를 1년 중 130일 이내 단기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두 사람은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러라고 행사에 참여하는 등 필사적으로 ‘줄 대기’를 하고 있다.

예산남용과 이권 개입, 대권 행보

WSJ에 따르면 놈과 루언다우스키는 국토안보부 예산을 남용하고 이권에도 개입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고위급 추방용’이라는 명목으로 호화롭게 내부를 장식한 보잉 737맥스 항공기 구매를 진행 중이다. 7000만달러짜리다. 직원들인 이 제트기를 “장관의 크고 아름다운 제트기”라고 조롱하고 있다. 트럼프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빗댄 말이다.

이권 개입 의심도 받고 있다.

부서의 10만달러 이상 모든 지출은 장관이 직접 승인하게 했다.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자신들과 친한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계약 취소로 철강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는 바람에 세금 1억달러 이상을 낭비하게 됐다.


이들은 아울러 2028년 대선 출마를 위해 국토안보부를 발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