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월가도 'K자형', 수만명 짐 쌀 때 수장 연봉은 22% 껑충...평균 4300만달러 챙겨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5 04:52

수정 2026.02.15 04:52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용감한 소녀상(The Fearless Girl statue)' 주변이 1월 26일(현지시간) 눈에 덮여있다. AP 연합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용감한 소녀상(The Fearless Girl statue)' 주변이 1월 26일(현지시간) 눈에 덮여있다. AP 연합

지난해 대규모 감원에 나섰던 월스트리트 주요 6개 대형 은행 수장들이 총 2억5800만달러(약 3727억원)를 보수로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 보수 평균 인상률은 22%로 일반 직원 인상률 4%에 비해 5배가 넘었다.

특히 모건스탠리 CEO 테드 픽은 보수 인상률이 32%로 6대 은행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지난해 인공지능(AI) 도입을 이유로 직원들을 대거 내보낸 와중에도 CEO들은 ‘돈 잔치’를 벌였다.

미국과 전 세계 경제가 ‘K자형’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 고액 연봉의 상징인 월스트리트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CEO 평균 보수 621억원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지난해 월스트리트 6대 은행 수장들이 챙긴 보수가 모두 공개됐다면서 이들은 평균 4300만달러(약 621억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CEO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칭송하는 ‘트비어천가’를 부른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이다. 솔로몬은 4700만달러를 받았다. 1년 전보다 21% 보수가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픽은 같은 기간 32% 증가한 4500만달러를 챙겼고, 자산 기준 1위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4300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보수 인상률은 10%로 6대 은행 수장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대적인 구조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는 4200만달러를 받았다. 보수는 1년 전보다 22% 인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 보수는 17% 인상된 4100만달러,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는 28% 오른 4000만달러를 보수로 받았다.

이들 6대 은행장 보수 인상률은 평균 22%였다.

대규모 감원

보수 인상률이 10%로 가장 낮았던 JP모건을 뺀 나머지 5대 은행은 지난해 감원에 나섰다.

씨티가 프레이저 CEO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이른바 ‘보라 보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약 2만명을 감원했고, 웰스파고는 지점 폐쇄 등을 통해 1만2000~1만5000명을 내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만도 성과 하위자 퇴출 등으로 전체 인력의 약 3~5%를 감원했다. 수천명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 자산관리 부문 중복 인력을 정리한다며 3000명 이상 잘랐고, BofA는 퇴사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직원 수를 줄였다.

보수 격차, 298→350배

허리띠는 직원들이 졸라매는 가운데 성과급은 수장들이 챙긴 셈이다.

특히 씨티와 웰스파고 등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직장을 잃었지만 이들 은행 수장은 사상 처음으로 평균 보수가 4000만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주가 상승’이라는 외부 호재를 본인들의 경영 성과로 인정받은 덕이다.

‘돈을 만지는’ 월스트리트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입 직원 연봉이 기본급과 성과급을 더해 평균 17만~21만달러로 일반 대기업 신입 6만~7만달러는 물론이고, 빅테크 신입 개발자의 16만~19만달러도 웃돈다.

그러나 이런 고액 연봉도 CEO들 보수와 비교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시티는 CEO 보수가 직원 연봉 중간값의 518배, 웰스파고는 482배에 이른다. JP모건은 422배, 골드만과 모건스탠리, BofA는 310~330배 수준이다.

6대 은행 CEO들이 직원들보다 평균 397배를 더 받았다. 2024년 298배에서 격차가 확대됐다.

한편 이들 CEO 보수 인상의 주된 배경은 은행 주가 상승이다.

지난해 씨티 주가는 66%, 모건스탠리는 41% 폭등했고, 골드만과 JP모건은 각각 40%, 34% 급등했다.
BofA와 웰스파고 역시 각각 25%, 18% 뛰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