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협상 재개 국면서 미·러 간 중동 영향력 대리전 구도 부각
망명 왕세자, 강력 제재·군사행동 촉구하며 체제 전환 주장
협상 타결 여부 따라 정권 교체론·군사옵션 현실화 가능성
망명 왕세자, 강력 제재·군사행동 촉구하며 체제 전환 주장
협상 타결 여부 따라 정권 교체론·군사옵션 현실화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는 이란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슬람 정권 교체를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재개된 상황에서 외부 세력의 메시지가 교차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란 관영 IRNA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 47주년을 맞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러시아는 현재 어려운 국제 정세 속에서 이란이 주권과 정당한 이익을 수호하고 국가 안보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강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는 미국이 최근 8개월 만에 이란과 핵 협상을 재개하는 동시에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필요할 것”이라며 추가 항모 전개 방침을 언급했다. 그는 협상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이란 정권 교체를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
같은 날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는 이란 왕정 복원을 주장해온 레자 팔레비가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AFP통신과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팔레비는 “이슬람 공화국을 끝낼 때가 왔다”며 “정권을 바로잡아 달라는 게 아니라 끝장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피의 외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여, 이란인들은 당신이 돕겠다고 한 말을 듣고 당신을 믿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팔레비는 협상과 시간 끌기는 더 많은 희생을 낳을 뿐이라며,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군사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진 친미 왕정의 마지막 군주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장남으로, 혁명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활동해왔다. 최근 이란 전역에서 경제난과 신정 체제에 대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미국의 개입을 거듭 촉구해왔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6일 중재국 오만에서 8개월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약 한 달 안에 합의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매우 충격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미 중동에 배치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더해 제럴드 R. 포드 항모를 추가로 전개할 방침이다.
이란 문제는 핵 협상 차원을 넘어 국제적 세력 구도가 얽힌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중동 정세는 물론 미·러 간 전략적 경쟁 구도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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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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