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설 연휴를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명절 이벤트 규모가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당시 비트코인 1개를 경품으로 내걸며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을 벌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5대 원화 거래소 중 단 두 곳만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가운데 설 연휴 맞이 이벤트를 진행 중인 곳은 코빗과 코인원뿐이다.
코빗은 거래량에 따라 총 51만 개의 루트스탁(RIF) 코인을 에어드롭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점유율 1위 업비트는 지난해 10월 추석 연휴를 맞아 '한가위 이벤트'를 열고, 가상자산을 선물한 이용자에게 총 4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선착순 1만 명에게 1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제공했고, 신규 회원에게 가상자산을 송금하면 추첨을 통해 비트코인 1개(당시 약 1억6000만 원)를 지급하는 파격 조건도 내걸었다.
빗썸 역시 지인 초대 이벤트를 통해 최대 1억 원 상당의 보상을 내걸었고, 초대받은 이용자의 거래금액이 높은 상위 100명에게 최대 1000만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코인원도 '한가위 대축제'를 열고 하루 10만 원 이상 특정 가상자산을 거래하면 거래량 순위에 따라 100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했다. 또 지인을 초대한 회원 5명에게 300만 원 혜택을 차등 지급했으며, 일정 기간 거래 이력이 없는 이용자에게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코빗도 추석을 맞아 3일 연속 30만 원 이상의 크로쓰(CROSS) 코인을 거래하면 총 5100개의 크로쓰 코인을 보상으로 지급했다.
당시 명절은 '투자 심리 자극'의 기회였다. 친척 간 투자 이야기가 오가는 시기에 맞춰 신규 유입과 거래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가장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지난 6일 발생한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꼽힌다.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비트코인 62만 개(약 62조 원)가 잘못 지급됐고, 일부 이용자의 매도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9700만 원대에서 8111만 원까지 일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불리한 가격에 매도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고, 빗썸이 실제 보유량(약 4만 2000개)을 크게 웃도는 수량이 지급되면서 '유령 코인' 논란까지 불거졌다. 현재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해 빗썸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며, 다른 원화 거래소들에 대해서도 점검에 나선 상태다.
시장 환경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가상자산 3법 가운데 하나인 '클래리티법' 통과 지연,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 미국발 관세 이슈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비트의 최근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비트코인이 급락했던 시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