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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못 봤다” 박지훈 떨린 입술..영화 '왕과 사는 남자'[인터뷰]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6 00:02

수정 2026.02.16 00:02

개봉 12일째 200만 돌파
박지훈((주) 쇼박스 제공) /사진=뉴스1
박지훈((주) 쇼박스 제공) /사진=뉴스1


왕과 사는 남자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왕과 사는 남자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사진=뉴스1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사진=뉴스1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사진=뉴스1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5일 개봉 12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 이홍위를 연기한 배우 박지훈이 영화 속 주요 장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박지훈을 만났다.

영화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유해진)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체중 감량 첫 목표

박지훈이 가장 먼저 세운 목표는 체중 감량이었다. 그는 단종을 단순히 마른 소년이 아니라 ‘뼈만 남은 존재’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었다.

촬영 준비 기간 약 2개월 반 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거의 하지 않은 채 방 안에 틀어박혀 대본을 반복해 읽으며 약 15㎏을 감량했다. 시쳇말로 ‘비수기’라 살이 많이 찐 상태였다고 한다.

촬영 현장에서도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않고 젤리나 초콜릿 등을 먹으며 피폐한 몸과 마음 상태를 유지했다.

그는 “나약한 왕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 왕이었기에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야 했던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초반에는 호흡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전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쓰는 식으로 변화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굶주린 상태에서 촬영은 쉽지 않았다. 극 중 음식을 먹는 장면에서는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속이 울렁거렸고, 염분이 강한 다슬기국을 먹었을 때 잠깐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극중 유해진이 직접 잡은 다슬기로 끓였다며 생색을 냈던 바로 그 음식이다.

박지훈은 “이 작품을 안 했으면 이 반찬에 고봉밥을 먹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한명회 역 유지태 대면신 "진짜 무서웠죠"

극 중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와 격돌하는 장면에는 당대 권력 실세를 향한 본능적인 공포와 두려움, 굴욕, 폐위된 존재의 억울함, 그리고 왕으로서의 마지막 자존까지 다양한 감정이 오간다.

그는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유지태 선배가 걸어오는 순간 시선을 제대로 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정말 무서워서 못 보겠더라. 감독님께 두렵다고 말했더니 그 감정 그대로 해보라고 하셨다.”
화면에 담긴 입술과 근육의 떨림은 의도한 연기가 아니었다. 극도의 긴장과 체중 감량 상태에서 나온 실제 반응이었다. 그는 “몸이 약해져 있어서 미세한 떨림이 더 잘 보였던 것 같다”며 “어린 나이지만 정통성을 지닌 왕이라는 점만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꼽았다. 감정을 준비했다기보다 당일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공기와 유해진과의 에너지에 맡겼다.
당시 스태프들 역시 움직임을 극도로 최소화할 만큼 고요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박지훈은 “줄을 잡는 순간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몸 안의 무언가가 아팠다”며 “실제 역사 속 인물이 느꼈을 감정에 조금은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선배와 감독을 만난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사진=뉴스1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사진=뉴스1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