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도약, 76.80점 '원샷원킬'... 세계가 놀란 '18세 강심장'
빅에어 동메달은 서막일 뿐... 韓 설상 최초 '멀티 메달' 카운트다운
"한국이 언제부터?" 편견 깬 압도적 기량... 불모지에 핀 '기적'
빅에어 동메달은 서막일 뿐... 韓 설상 최초 '멀티 메달' 카운트다운
"한국이 언제부터?" 편견 깬 압도적 기량... 불모지에 핀 '기적'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누가 대한민국을 스노보드 불모지라 했는가.
이제는 '스노보드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세계가 한국의 10대 소녀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고생, 유승은(18·성복고)이 또 다시 일을 낼 태세다. 이미 빅에어 동메달로 한국 설상 종목에 기적을 선사했던 그녀가, 이번엔 슬로프 스타일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유승은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 스타일 예선에서 그야말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결과는 30명 중 당당히 3위. 상위 12명에게만 허락되는 '선택받은 자들의 무대' 결선행 티켓을 여유롭게 거머쥐었다. 턱걸이가 아니다. 당당한 'TOP 3' 진입이다.
유승은의 연기는 1차 시기부터 완벽 그 자체였다. 긴장할 법도 했다. 하지만 유승은에게 올림픽은 그저 즐거운 놀이터 같았다.
백사이드 540도 회전 멜론 그랩, 이어지는 백사이드 720도 뮤트 그랩. 공중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동작은 한 마리 나비처럼 가벼웠고, 착지는 깃털처럼 부드러웠다.
심판진도 홀린 듯 점수판을 눌렀다. 76.80점. 단 한 번의 시도만으로 사실상 결선 진출을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이것이 바로 '월드 클래스'의 품격이다.
영리함까지 갖췄다. 2차 시기 초반, 균형이 살짝 무너지자 유승은은 무리하지 않았다. 이미 1차 시기 점수로 결선행이 유력한 상황. 그녀는 베이직 점프로 가볍게 슬로프를 내려오며 체력을 아꼈다. 18세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베테랑의 경기 운영이었다.
이제 시선은 18일 오전 5시로 향한다. 한국 스노보드 역사상 전무후무한 올림픽 멀티 메달. 그 위대한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예선 1위 조이 새도스키시넛(뉴질랜드·88.08점)과의 점수 차는 11.28점.
하지만 스노보드는 '한 방'이 있는 종목이다. 결선에서 유승은이 보여줄 창의적인 기술과 담대함이라면, 색깔을 바꾸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빅에어 동메달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대한민국이 이제는 명실상부한 겨울 스포츠의 주인공임을 유승은이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2026년 2월, 이탈리아의 설원은 '유승은'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18일 새벽 알람을 맞춰야 할 이유가 생겼다. 또 한 번의 기적이 리비뇨의 새벽을 가를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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