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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이어 원태인까지’… 류지현호, 잔인한 2월의 악몽 “선발이 없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6 10:00

수정 2026.02.16 10:00

선발의 ‘축’ 무너졌다… 투구수 제한 있는 WBC, 마운드 운영 ‘비상등’
LG 유영찬 대체 발탁했지만, 선발 공백 메우기엔 역부족 우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 뉴스1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 뉴스1

[파이낸셜뉴스] 잔인한 2월이다. 야구 대표팀을 향한 부상의 마수가 기어이 ‘푸른 피의 에이스’까지 덮쳤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류지현호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대표팀 우완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태인(25·삼성 라이온즈)이 결국 부상으로 낙마했다.

KBO는 15일 “원태인이 부상으로 WBC 참가가 어려워졌다”라고 공식 발표하며, 그 빈자리를 LG 트윈스 유영찬으로 메운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단순한 선수 한 명의 교체가 아닌, 대표팀 마운드 플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대형 악재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원태인이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뉴시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원태인이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뉴시스

원태인의 이탈 과정은 그야말로 ‘안타까움’ 그 자체다.

삼성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원태인은 지난달 미국 괌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국가대표 승선을 누구보다 열망했기에, 지난달 말 일시 귀국해 검진을 받았고 당시에는 ‘특이 소견 없음’ 판정을 받았다. 희망을 안고 2차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지만, 야속하게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13일 급거 귀국해 다시 받은 정밀 검진 결과는 ‘팔꿈치 굴곡근 1단계 손상’.

심각한 수술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지만, 당장 전력 투구가 불가능하며 최소 3주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다. 사실상 대회 출전 불가 판정이다.

문제는 타이밍과 대체 자원의 부재다. 대표팀은 이미 지난 6일,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던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어깨 통증으로 잃었다. 150km/h를 가볍게 넘기는 ‘파이어볼러’ 문동주에 이어,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원태인마저 빠지게 된 것이다. 대표팀이 구상했던 확실한 우완 선발 카드 두 장이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다.

투수 문동주는 2026 WBC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뉴스1
투수 문동주는 2026 WBC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뉴스1

이번 WBC는 투구수 제한 규정이 적용되는 대회다.

그만큼 선발 투수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긴 이닝을 책임져주는 것이 승패의 핵심이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에 가해지는 과부하를 견딜 수 없다. 가뜩이나 확실한 선발 자원이 부족해 고민이 깊었던 한국 야구에,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 두 명의 연쇄 이탈은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LG 트륀스 투수 유영찬이 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LG 트윈스 제공
LG 트륀스 투수 유영찬이 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LG 트윈스 제공

대체 발탁된 유영찬은 훌륭한 구위를 가진 투수지만, 소속팀 LG에서 마무리나 셋업맨 역할을 수행하는 불펜 자원이다. 원태인이 수행해야 했을 ‘선발 이닝 소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그대로 대체하기엔 보직의 성격이 다르다.
결국 류지현 감독의 마운드 운용 셈법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원태인은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재활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소속팀 삼성에게는 그나마 큰 부상을 피했다는 점이 위안이겠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오를 날만 기다렸던 팬들과 대표팀에게 2026년의 봄은 너무나 춥고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