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가 중단되면서 범여권 내부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양당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그 성격과 범위를 둘러싼 입장 정리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합당 추진 과정에서 형성된 감정의 간극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방선거 이후 합당 논의를 재개하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연휴 기간에는 추가 협의 없이 숨 고르기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지층 분위기는 아직 냉랭하다.
혁신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전략적인 인내 중"이라며 "(정 대표가 사과했지만) 사과의 실효성이 있으려면 통합을 흠집 내기 위한 여러 마타도어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 있게 제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대표의 최근 메시지도 이런 기류와 맞닿아 있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합당 제안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큰 분란이 생겼음은 물론 양당 사이에도 균열이 생겼다"며 "연대와 단결의 언어가 사라지고 분열과 적대의 언어가 기승을 부린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합당 논란은 종결됐지만 논쟁 국면에서 '뮨파'(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한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층)와 '손가혁'(손가락혁명군,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팬클럽)류의 비방과 공격이 되살아났다"며 "이런 행태 뒤에는 반드시 정치적 목적과 이익이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합당에 반대했던 최고위원들도 중단 이후엔 더 이상 얘기하고 있지 않다"며 "합당을 중단했으면 서로 인내하며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당의 인식 차와 감정의 간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결국 선거 국면의 변수는 지지층 반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연대를 통해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지지층의 감정적 앙금이 해소되지 않으면 실제 투표로 이어지는 동원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연대의 형식이 곧바로 결집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갈등 역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현실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양당의 관계는) 당연히 회복된다"며 "결국은 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혁신당 입장에선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반발하는 국면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혁신당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기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결국 선거 연대 수순을 밟은 뒤 흡수 통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훈 평론가는 "혁신당이 지금은 전국에 후보를 내겠다고 하지만,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정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연대를 하고 선거 뒤에 흡수통합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연휴 이후 추진준비위 논의의 향방은 합당 중단 이후 양당 관계 설정의 방향을 가늠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준비위의 성격과 선거 연대 여부를 둘러싼 입장 정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협의 과정에서 또 다른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내부 갈등을 일단락한 이후 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혁신당 또한 지지층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복합적 상황에 놓여 있어 양당의 관계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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