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 해제를 전제로 핵 합의를 위한 타협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테헤란에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공은 미국 측 코트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초 오만에서 간접 회담을 가졌다.
오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확인한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해당 회담이 "대체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나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번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겠다는 제안을 타협 의지의 증거로 꼽았다.
무기급에 근접한 수준인 이 농축 우라늄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의구심을 깊게 만들었으나 이란 측은 이를 항상 부인해왔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BBC에 "상대측이 제재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도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 문제 및 다른 이슈들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것이 제재의 전면 해제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일부 해제인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핵 합의 당시처럼 400kg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해외로 반출하는 데 동의할 것인지에 대해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협상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과거 2015년 다자간 핵 합의 당시, 이란으로부터 1만1000kg의 저농축 우라늄을 넘겨받았던 러시아는 이번에도 해당 물질을 다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란은 핵 농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수석 협상대표인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이번 회담의 핵심이 '핵 문제'에만 국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측(미국)도 진정한 합의를 원한다면 핵 이슈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흐트-라반치는 BBC 인터뷰에서 "이란의 입장에서 '제로 농축'은 더 이상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최근 "어떠한 농축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어서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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