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부터 음력설 공휴일로 지정…올해 실질 공휴일은 총 71일
달력 표시 기준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정해…천체 위치로 날짜 계산
[팩트체크] 과거엔 음력설 안쉬었다고?…'달력 빨간날' 어떻게 정하나1985년부터 음력설 공휴일로 지정…올해 실질 공휴일은 총 71일
달력 표시 기준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정해…천체 위치로 날짜 계산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매년 음력 1월1일인 설 때는 최소 3일 이상 쉴 수 있지만 처음부터 공휴일이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엔 40년 가까이 음력설 대신 1월1∼3일을 양력설 연휴로 쉬었다.
이처럼 공휴일은 시대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7월17일 제헌절도 지난해까지는 공휴일이 아니었지만, 올해부터 공휴일로 부활했다.
'달력의 빨간날'인 고정된 공휴일은 매주 일요일과 5대 국경일, 1월1일, 설과 추석, 대체공휴일, 각종 기념일(부처님오신날, 성탄절, 현충일, 어린이날) 등이다.
올해는 일요일 52일에 나머지 날들이 21일로 총 73일이 공휴일이지만 3·1절과 부처님오신날이 일요일과 겹쳐 실질적 공휴일은 71일이다.
우리나라의 공휴일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달력에 표시되는 24절기와 각종 기념일에 대해 살펴봤다.
◇ 추가됐다, 빠졌다…공휴일 변천사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 법률에 따르면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국경일을 둔다'고 돼 있다.
법률 제정 당시 국경일은 3·1절과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이었다. 그러다 56년 만인 2005년 국경일법이 개정되며 한글날이 5대 국경일이 됐다.
국경일법과 같은 해 제정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은 일요일과 국경일, 1월 1∼3일, 4월5일(식목일), 추석(추수절), 10월9일(한글날), 12월25일(기독탄생일), 기타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을 공휴일로 규정했다.
이듬해에는 유엔(UN) 창설을 기념해 10월24일(국제연합일)을, 1956년에는 6월6일(현충기념일)을 공휴일로 포함했다.
1959년에는 '일요일과 일요일 외의 공휴일이 중복되는 때에는 그 익일도 공휴일로 한다'는 단서가 생기면서 지금의 대체공휴일과 유사한 개념인 공휴일중복제가 시행됐으나 이 규정은 1961년 1월 삭제됐다.
식목일은 한 차례 이름과 날짜가 바뀐 적이 있다. 1960년 4월5일 식목일을 3월15일 '사방의 날'로 변경했다가 이듬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사방(砂防)의 날'은 흙·모래 유출과 재해를 막는 사방사업 촉진을 위해 지정됐었다.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공휴일이 된 것은 1975년이었다. 이때 6월6일 현충기념일이 지금의 '현충일'로 바뀌었고 기독탄생일은 '기독탄신일'로 변경됐다.
불교계의 요구로 석가탄신일은 2017년 '부처님오신날'로 명칭이 변경됐다. 달력에 따라 12월25일은 성탄절이나 크리스마스로 표기돼 있지만 공식 명칭은 여전히 '기독탄신일'이다.
1976년에는 국제연합일이 공휴일에서 빠지고 10월1일 국군의 날이 포함됐다.
음력 1월1일 설날이 공휴일이 된 것은 1985년이다. 당시에는 양력 1월1∼3일이 공휴일이었지만 이때 음력 1월1일 설날을 '민속의 날'로 정하며 공휴일에 추가됐다. 이듬해에는 추석 다음날이 공휴일로 추가 지정됐다.
1989년 '민속의 날'이 '설날'로 바뀌고 설 앞·뒤 날까지 사흘 연휴가 됐다. 대신 1월 1∼3일 연휴는 1월 1∼2일로 하루 줄었다. 추석 연휴가 이틀에서 사흘로 늘어난 것도 이때였다.
이때 익일휴무제가 도입됐지만 1991년 1월 폐지됐다. 동시에 공휴일이 10월에 너무 몰려 있다며 국군의 날과 한글날도 공휴일에서 빠졌다.
1999년에는 1월2일도 공휴일에서 제외됐고, 2005년에는 행정기관에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식목일은 2006년부터,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빠졌다.
대체공휴일 제도는 2013년 11월 도입됐다. 이때부터 설 연휴·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쳤거나 어린이날이 토요일 또는 다른 공휴일에 겹쳤을 때 첫 번째 비공휴일이 공휴일이 됐다.
대체공휴일은 이후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부처님오신날 및 기독탄신일로 확대됐다.
5월1일 근로자의 날은 법정 유급휴일이지만 관공서 공휴일 규정상의 '빨간날'(공휴일)은 아니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은 3월10일을 '근로자의 날'로 정해 유급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다 1994년에 5월1일로 변경됐고 지난해에는 이름도 '노동절'이 됐다.
노동절은 관공서 공휴일 규정상의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은 정상 근무가 원칙이다. 정부는 노동절의 공휴일 지정도 추진 중이다.
◇ 천문연구원, 매년 달력 기본 자료 '월력요항' 생성
'달력의 빨간날'을 포함해 각종 기념일, 공직선거일 등은 달력에 그냥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정한 '월력요항'이라는 기준을 따른다.
월력요항은 국경일과 관공서의 공휴일, 24절기와 잡절(雜節), 음·양력 대조표, 양력의 매달 1일 등을 포함한다. 잡절은 24절기를 기준으로 자연의 변화에 적응하는 지침을 알려주는 날로, 초복·중복·말복 등이 포함된다.
천문연구원 우주정보연구본부 우주항법측지센터에는 이런 월력요항 작성을 담당하는 연구자 두 명이 있다.
이들은 매년 3∼4월 각종 공휴일, 기념일 법령을 확인하고, 추가된 기념일과 공직선거일, 대체공휴일 날짜 확인 등 자료를 수집한다.
이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천체력을 이용해 음력 매월 1일에 해당하는 양력 날짜와 24절기 날짜를 계산한다. 국경일과 공휴일, 기념일의 날짜와 요일도 계산한다.
이후 천문역법 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우주항공청에 제출하고 관보에 게재, 발표된다.
지난 2016년부터 월력요항 작성 업무를 맡아온 천문연구원의 박한얼 박사는 "태양과 지구, 달의 정밀한 위치를 사용해 날짜를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 날짜 계산에 필요한 천문 정보는 태양과 달의 지구중심 황경(黃經)"이라고 설명했다.
황경은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경로인 황도상에서의 위치를 춘분점을 기점으로 황도를 따라 측정한 각도다.
박 박사는 "천체의 위치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천체력은 기본적으로 태양계 중심 좌표이기 때문에 이것을 지구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며 "태양의 좌표에서 지구의 좌표를 빼 지구에서 본 태양의 상대적 위치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보는 태양은 사실 약 8분 전의 모습이다.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빛의 유한한 속도와 지구의 공전 때문에 생기는 겉보기 위치 변화와 빛이 날아온 시간만큼 과거의 위치를 고려해 계산에 넣는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지구 자전축의 흔들림과 기준면을 적도에서 황도로 바꾸는 등 계산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천체의 황경 값을 얻어낸다는 것이 박 박사의 설명이다.
음력 날짜를 계산하는 규칙도 있다.
천체의 위치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최신 천체력을 사용해 계산하고 날짜와 시각은 한국표준시를 기준으로 한다.
24절기 날짜도 매년 계산해서 정해진다.
24절기는 춘분점을 기점으로 동쪽으로 15도씩 나눠 24개의 위치를 정하고 이를 통과하는 날짜와 시각으로 결정한다.
역법 계산의 기점은 동지로, 동지가 든 달을 11월로 정한다. 한 해의 시작은 1월1 0시 0분 0초다.
이런 규칙을 바탕으로 음력 날짜가 정해지면 음력 매월 1일에 해당하는 양력 날짜를 계산해 달력의 기본 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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