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달 50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보름 만에 '5500선'까지 오르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상승 속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주식시장을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진단하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는 '코스피 5000' 공약처럼 구체적 숫자를 공식화하는 데엔 선을 긋고 있다.
대신 '주가조작 패가망신', '썩은 상품 정리' 등 시장 정상화 과정을 집중 부각하며, 이를 통해 주가 상승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주가 상승 여력 충분"…천장 뚫은 코스피
17일 정치권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2일 5522포인트로 거래를 종료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5000포인트 돌파 이후 단기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참모진 등과 자리에서 국내 주식시장을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진단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하지 않지만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코스피 6000이나 7000 등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재설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숫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숫자'는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단번에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주가 하락 국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사부터 '거래소 혁신'까지…숫자보다 과정에 방점
대신 앞으로는 구체적 수치보다 '정상화의 과정'에 방점을 찍겠다는 청와대의 기류가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소위 주가조작 등으로 대한민국이 참 망신살을 샀는데, 지금부터 그런 거 없다"며 "제가 그런 거 하는데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가조작 근절 합동 대응단은 지난 6일 경제지 기자들의 선행매매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착수했고, 이 대통령은 해당 내용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혁신'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증권거래소를 일종의 백화점에 비유하며 "상품가치 없는 썩은 상품은 정리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에 편입시키는 등의 거래소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정책 성공하려면 '주가 상승' 유지돼야
정부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주가 상승세'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이 쏟아질 경우 마땅한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반발 수요가 겹치면서 오히려 부동산 쏠림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 주식라는 대체 투자처가 부각되면서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매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3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 "이전에는 투자 시장이 부동산 원툴이었다면 지금은 코스피가 5500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저희가 표현하는 바로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9일 X에 글에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손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제 대체투자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니 생각을 바꿀 때도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주식시장과 기업 투자 등으로 분산시키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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