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국내 증시가 역대급 불장을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보유한 한국 상장사 주식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2배 가까이 뛰어오른 규모다.
18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외국인 투자자 매매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한국 상장주식은 1326조7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673조7470억원보다 96.9% 급증한 수치다.
외국인 보유주식이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7.0%에서 30.8%로 증가했다.
미국에 이어서는 영국(144조원), 싱가포르(88조원), 룩셈부르크(70조원), 아일랜드(58조원), 호주(47조원), 네덜란드(44조원), 노르웨이(36조원), 캐나다(34조원), 케이맨제도(30조2870억원), 중국(30조1870억원) 등 순으로 국내주식 보유액이 컸다.
매매 동향을 들여다보면 외국인은 지난해 코스피에서 9조1960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1963조원에서 3478조원으로 77% 넘게 급격히 확장된 데다, 외국인이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전기·전자 업종이 무려 128%나 오르면서 100% 가까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사 모은 건 아일랜드와 미국 투자자들로 각각 6조8600억원과 4조531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영국과 싱가포르 투자자는 각각 8조1080억원과 7조1700억원을 순매도했고, 노르웨이(2조8040억원), 네덜란드(2조6190억원), 호주(2조6050억원), 스위스(1조원) 등도 순매도 규모가 큰 편이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가장 빈번하게 거래한 외국인 투자자는 영국인으로 지난해 매수(511조원)와 매도(519조원)를 합쳐 총 1031조원 규모의 주식을 거래했다. 이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 국내 주식 거래량의 46.2%에 해당한다. 영국 다음으로는 조세회피처로 악명이 높은 영국령 케이맨제도의 매수 및 매도 규모가 296조원(13.3%)으로 2위를 차지했고, 미국 투자자들은 263조원(11.8%)을 거래해 3위에 그쳤다.
케이맨제도와 함께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몰타, 버뮤다에서도 각각 7330억원과 6430억원 규모로 한국 주식을 사고팔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계 헤지펀드 자금과 조세회피처로 활용되는 지역의 투자자들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해 과거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매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장기투자에 중점을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시아권에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해외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은 게 배경으로 꼽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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