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전 '마지막 쇼핑 성지' 입소문... 설 연휴 유커·일본인 관광객 등 인산인해
오로지 한국서만 사는 '미역국라면·잡채' 열광... 명품 대신 K푸드 보따리 채운다
오로지 한국서만 사는 '미역국라면·잡채' 열광... 명품 대신 K푸드 보따리 채운다
[파이낸셜뉴스] "칸코쿠노 마챠오 논데마쇼우(한국의 말차 드셔보세요). 오늘 특별 할인 중입니다."
시끌벅적한 마트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혹하는 호객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K스낵 보따리를 챙기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 안은 중국어와 일본어는 물론, 히잡을 쓴 중동인과 배낭을 멘 유럽인들까지 뒤섞여 마치 국제공항 터미널을 방불케 했다.
이번 설 연휴기간 18만명이 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곳곳에는 이들을 공략하려는 행사 제품이 전면에 배치됐다.
설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리첸씨는 "부모님과 친구들을 위해 기념품을 사 가려 한다"며 "인삼과 과자를 사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쇼핑할 수 있는 곳이라 편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서울역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귀국 전 마지막 쇼핑 코스로 유명세를 탔다. 실제 매장 내 안내문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제공되고 있었으며, 국제 택배(EMS) 서비스 데스크 앞에서는 중국어 안내 배너와 함께 직원이 유창한 중국어로 관광객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 중 60~70%는 외국인이었다. 그중 대부분은 중화권과 일본인 관광객이 차지할 정도로 이곳은 외국인들의 K푸드 쇼핑 성지다웠다.
일본인 관광객 츄마씨는 "서울 방문이 두 번째인데 서울에 오면 꼭 사야 하는 쇼핑 목록 중에 올리브영과 복순도가와 함께 롯데마트 과자와 김이 있다"며 "서울역에 이 매장들이 다 있어 시간을 내서 쇼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와 식품업계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한 행사 및 제품 개발에 나섰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한편에는 K푸드 코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신라면이나 불닭볶음면 같은 히트 제품이 아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제품은 오로지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특화 상품이었다.
오뚜기와 롯데마트가 협업해 개발한 '옛날 매콤잡채'는 한때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에서 라면 부문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마트 단독 상품인 팔도의 '팔도&양반 미역국라면'은 지난해 외국인 특화점 10개점에서 라면 부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마트 관계자는 "한국인 고유의 음식 문화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외국인 관광객 선물용으로 '불닭볶음면 오로지 세트'를 판매 중이었고, 롯데웰푸드는 광화문 디자인을 담은 '빼빼로 광화문·일월오봉도 에디션'으로 외국인을 공략했다.
외국인 특화 점포답게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매장 내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결제 인프라도 쇼핑 편의를 도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명품 소비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재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관련 업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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